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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미장원 가다 좀처럼 안간다. 작년 11 월에 염색하고 머리도 그냥 기르는 중인데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흰머리가 정수리에 밤송이처럼 번지니 보기 그렇단다. 이런 소리를 여러번 듣다가 미장원에 가서 염색하고 머리를 잘랐다. 단정하고 십년은 젊어 보인다며 백발 남편을 놀렸다. 미장원 원장님은 원래 말이 없다. 그런데 가끔 저런 농을 한다. 점심은 간만에 태원에서 삼선짜장을 먹었다. 원래는 비싼 스파게티를 먹으려고 했는데 머리하는 동안 마음이 바뀌었다. 집에 오니 노랭이가 개울 건너에서 내 목소리를 듣고 자기 여기 있다고 울어대며 와서는 몸을 비비고 야단이 났다. 빗질을 해서 털을 다듬어 주고 츄르를 먹였더니 더 놀아달라고 배를 뒤집고 난리법석이다. 한첨 놀아주고 집안으로 들너오니 햇볕을 쬐며 구르밍을 하고 논다. 뒷집도 길.. 더보기
신촌 살롱, 비엔나 1900, 기자회견문과 보도자료 새벽 6시에 일어나 달걀샌드위치를 해서 우유랑 간단히 먹고 서둘러 지하철 역까지 남편이 데려다 주었다. 지하철 하나를 방금 놓치고 다음 차를 타면서 늦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연결이 순조로워서 잘 도착할 수 있었다. 살롱에 도착하니 각자 가져온 선물들이 어마어마 했다. 고구마 말랭이, 중국차, 윤성현 감독의 홍보물, 성심당 빵까지 풍성했다. 나눔은 서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생떽쥐베리의 >> 발표 3년 뒤에 프란츠 교수가 분석심리를 한 것이라서 동시대의 문학을 읽어내는 것이 >하고는 다르다는 아쉬움, 동성애, 모성애, 페니미즘, 군대 가산점, 영원한 소년을 벗어나기 위해 애써야 할 지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로 공감한 부분이 같거나 달라도 대화가 풍성해진다. 제인 구달의 침팬지 관.. 더보기
미리 정월 대보름 오곡밥을 좋아한다 팥이 없어서 못넣었더니 맛이 덜했다. 나물도 말린 나물이 좋다. 부드럽게 삶는 방법도 집집마다 다른듯하다 팥을 구하러 생협에 갔더니 있어서 얼른 구해서 다시 했다 밥 맛이 다르다. 들깨가루와 선물 받은 생들기름으로 무쳤다가 볶으니 아주 맛났다. 특히 부들부들해서 좋았다. 이렇게 준비하고 ‘압축소멸사회’ 를 공부하고 거실로 왔더니 김하늘 살해사건 소식이 떴다. 교사가 살해 한 것이다. 부모가 애끓는 소리로 엄벌을 처해달란다. 미칠 노릇이다. 더보기
눈이 또 내린다. 정월 열흘 날에 아침부터 육수 내려 갈무리 하고, 좋아하는 곰취나물 미지근한 물에 담궈놨다. 얼마나 잘 말랐는지 바스라진다. 뽕잎나물, 호박, 무우 말랭이는 내일, 배추, 샹채, 도라지는 내일 준비한다. 귀찮게 왜 하냐고 한다. 하고 싶어서 한다. 절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천문학에 자연 이치라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곱게 늙어가자. 오후 3시 넘어 육수 낸 것으로 잔치 국수를 했다. 메밀, 통밀면은 여분이 있는데 백밀은 다음 장볼 때 사야한다. 냉동고 털기 하는 중이다. 어제는 깻잎전을 간산히 마무리 했다. 또 치킨이 샹각나 맘스터치에 가서 치즈 버거를 먹고 저녁으로는 치맥으로 마무리 했다. 작은 거 사오기 잘했다.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노은 매장에서 야채 장만 보고 와서 내풀릭스 ‘모범가족’을 끝까지 보았.. 더보기
맹추위, 눈폭탄 밤마다 내렸다. 어제와 그제, 그끄제까지. 눈길을 내어놓아도 소용없었다. 어제는 광풍이 몰아치는데 튼튼한 사과종이 상자가 다 날아갈 지경이었다. https://image.imnews.imbc.com/news/2025/society/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5/02/09/c20250209_19.jpg노랭이는 혼비백산해서 어디론가 숨어들었다가 만만한 부엌 정지간에 천막을 뚫고 들어섰다가 남편에게 야단맞고 쫓겨났단다. 이제 만 2년이 넘어가니 어른이다. 예전만큼 걱정은 되지 않는다. 아침마다 더운물과 먹이를 놓아주고 빗질도 그루밍을 너무 잘해서 안 해주고 있다. 아마 막내가 보았다면 불쌍해서 죽을 지경일 거다. 해서 덜덜 떨며 눈보라 휘몰아치는 밖으로 나가 모아놓은 철끈을 써.. 더보기
건강검진을 하다 대장 내시경울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위내시경 대신 흰약 먹고 칠성판 같은 곳에 눕고 엎드리고 돌리고 하면서 기계로 위 곳곳을 눌렀다. 시간이 흐른뒤 편두통이 왔다. 공복으로 8시 반 전에 도착했다. 규모가 유성 월드 같았다. 저 많는 인원과 시설을 관리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할까. 탈의실에 가림막이 없어서 좀 불편했다. 지나친 친절 노동, 종일 서 있으려면 얼마나 힘들까.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 2시간 걸려서 마무리. 검진료를 10% 자비부담이라며 받았다. 만천사백원을 냈다. 기다려준 남편 덕에 좋아하는 추어탕 정식을 먹었다 대하장이 맛있었다. 이 집은 솥밥이 일품이다. 샐러드 소스가 너무 달아서 흠이었지만 든든히 잘 먹었다. 노랭이 츄르룰 먹이고 눈과 귀를 닦아주었다. 바람이 몹시.. 더보기
눈 속에 파묻히다 정월 초사흘이다. 큰 도로 빼놓고는 아직도 설경 속에 있다. 대문 가는 길도 눈을 쓸어서 만든 곳만 녹아서 그나마 파쇄돌이 드러날 뿐. 그냥 눈이다. 먼 산 꼭대기부터 눈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나 보다. 계곡은 하얀 눈이 그대로다. 늘 산은 바라만 보던 터라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음식 갈무리를 어제 다 마무리하고, 오늘은 제사상에 오른 과일들을 식후나 식전에 먹고 있다. 배가 아주 시원하고 맛나서 기름에 배인 입안을 깔끔하게 해 준다. 제주도종으로 나온 한라봉도 아주 맛났다. 어제저녁에는 모둠전을 모두 가장자리에 빙 두르고 가운데에 김장김치를 넣고 멸치 육수 진하게 낸 것을 부어 찌개를 끓였더니 아무것도 넣지 않았는데도 아주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심지어 파 마늘도 안 넣었다. 깔끔한 뒷맛이라 김칫국보다.. 더보기
정월 초이틀 눈치우고 나서 조심히 가는가 싶었던 막내에게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와서 안심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니 속이 부대낀다. 집안 환기를 하고 뜰안을 서성였다. 하늘 맑고 쾌청해서 점심 나절 걷기에는 맞춤이었다. 큰 도로는 눈이 다 녹았지만 우리 집 주변은 아직도 눈속이다. 전 부치는 것도 일이었지만 전을 담은 그릇들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다. 나물들과 전과 갈비찜을 모두 따로 담아서 먹을 것만 남겨두고 모두 냉동고에 들어갔다. 먹고 싶을 때 꺼내 먹으면 별미라서. 나만 먹을테지만 말이다. 그릇이 싱크대에 산처럼 쌓인 것을 뜨거운 물로 씻기 전에 커피가루, 식초, 주방세제, 콜라 등을 넣고 만든 수제 용액으로 닦았다. 냄새도 제거되고 아주 깨끗해서 이제 만들어서 써야겠다. 아주 잘 씻겼다. 집안 일을 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