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드어로 '야나'는 사랑하는 이, 친애하는 이라는 뜻이란다. 동자승 '무소', 야나의 말 '쫑마' , 돈오대사, 주술사 할머니, 창창, 생쥐, 모래 고양이, 아빠 칸 등이 주요 인물이다.
중국 내륙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배경으로 등장하는 명사산, 월야호 등의 지명이 반가웠다. 특히 설산을 직접 본 뒤라 그 오후의 산 모습이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지금도 중국 동쪽에서 서쪽은 비행기로도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하물며 서라벌에서 사마르칸트까지는 텐샨 산맥을 넘어야 하기에 비행기로도 8시간 이상 가야할 거리이다. 그 길이 '실크로드'로 불린 비단길이다.
일단 스케일이 커서 좋았다. 길이와 배경의 변화무쌍함, 도둑들의 행패,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빠 찾아 삼만리'를 잘 구현하고 있다. 모험과 위기와 궁지에 몰리는 사건을 이겨내고 찾아간 사마르칸트. 더구나 황룡사 위에서 처음 만난 큰 새가 준 투명한 유리구슬 3개가 결국 야나를 도와준 셈이다. 동물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준 셈이니까.
황룡사와 선덕여왕, 죽은 왕녀의 무덤이 겹쳐지면서 실마리가 풀리는 부분이 가장 뛰어난 장면이다. 거기에는 생쥐의 말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사막에서는 고양이들이 보호해 줘서 얼어 죽지 않았다는 설정도 자연과 더불어 살 때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렬했다.
가장 멋진 주인공은 야나보다 무소였다. 동자승으로 야나를 도우면서 결국 인도로 가는 길을 선택해서 자기 길을 찾아 나서는 것도 설득력 있는 설계였다.
궁금증 때문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할 정도의 매력이 가득한 서사구조를 짜임 있게 짜서 빈틈이 없었고, 빠르게 읽혔다. 오래간만에 멋진 작품을 만났다. 초등 고학년들에게 읽으라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