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여성의 날' 빵과 장미 대신 편두통과 입맛이 떨어져 잠을 설쳤다. 입에서 저주가 저절로 쏟아져 나왔다. 화면에 얼굴이 뜰 때마다 부들부들 떠니 식구들이 뉴스 대신 옛날 드라마 '해치'를 보고 있다. 어쩜 현실이 그대로일까 싶을 정도로 경종 시기 4년이 지금의 혼란과 무엇이 다를까.
할 일을 찾다가 헌재 자유게시판에 들어가서 파면 촉구 글을 올렸다. 천 명 넘는 사람들이 앞에 있어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 내 뒤로도 숫자가 세자리 수로 늘어나고 있다. 등록할 수 있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간절한 염원을 담아서 올렸다. 개인 신원 증명을 하는 것, 글을 올리는 것, 파일도 첨부하게 되어 있으나 읽기 쉽게 3개의 문단으로 작금의 상황과 국민 심정을 알렸다.
컨디션이 안좋으니 괜히 남편에게 화살이 갔다. 절망하지 말고 지치지도 말고 끝까지 가보자고 다짐을 하지만 허탈하고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을 용서할 수가 없다. 어떻게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지.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에서 이권을 위한 아귀같은 정치판을 다시 보는 듯 했다.
책도 눈에 안들어와서 <<황해 문학>> 봄호, <<창비 어린이>>봄호, 읽을 거리가 쌓여가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마음까지 닿지 않는다.
텃밭에 나무들과 풀들은 그 추운 겨울을 이기고 싹을 틔우는데 힘을 내야지 하면서 몇 바퀴를 돌아도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다.
대전평학 총회 안내를 다시 하고 감사에게 감사한 내용을 전달 받았다. 여러가지로 힘 빠지는 날들이다.
작년에 담은 고추장이 볕에 너무 말라서 돌덩이가 되어 엿기름을 끓여서 식힌 뒤 부어주었다. 오늘이 3일 째인데 칼집을 내어 물이 스며들게 해도 얼마나 단단한지 오늘도 끄떡하지 않는다. 얼른 독에서 김치 냉장고로 들어가야 하는데 굳어서 풀 수가 없다. 간장도 반이 줄었다. 모두 병을 소독한 뒤 담아서 냉장 보관해야 할까 보다.
노랭이가 발, 다리, 허벅지 등을 물려서 왔다. 엊그제 그러더니 밥과 츄르만 먹고 황급히 사라진다. 하루 한 끼만 먹으러 오는 거다. 싸울 줄도 모르는데 계속 물리고 다니면서 영역이라고 내쫓기나 보다. 내내 꼬리를 내리고 작은 소리에도 놀라면서 밥을 씹지도 못하고 먹는다. 회색이한테 영역 싸움에서 밀려나고 물렸는가 보다. 아주 아주 여러모로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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