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사할린 이야기는 이금이 작가의 <<슬픔의 틈새>>에서 세세하게 어떻게 살아냈는지 안타까워하며 보던 기억이 있어서 더 자세하게 보았다.
- 그림책과 소설책은 단편 서사와 장편 서사의 차이만큼 텍스트의 구성이나 게시, 위치와 그림이 차지하는 공간까지 사뭇 다르다. 어떤 면에서는 그림책이 분위기와 작가의 의도를 더 직접 표현이 가능하기도 하다.
- 주인공 마쓰야마의 시선이 첫 표지부터 곁눈질이다. 살펴보고 뭔가를 염탐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리고 일본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림 작가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 어린아이 모습이라서 동그스름하게 그려도 된다고 생각했을까. 자료를 찾아보니 1945년은 전쟁 말기라서 물자가 부족하여 일상복은 거의 러닝셔츠라는데 이 그림에서는 아주 유복한 지 남방을 입고 있어서 좀 더 고증이 필요한 것 아닐까 싶다. 까까머리에 러닝셔츠 내지는 알몸으로 빼빼 마른 체험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자료를 살펴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사할린에서 자료를 수집했다면 그림이 더 시대상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뒤표지도 너무 평화스럽다. 개울에서 낚시하고 물고기 잡는 일상이 무척이나 여유롭다. 광복의 날이자 일본에게는 패망의 날이 가까운 즈음인데 저런 복장으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전쟁 말기의 시대적 분위기를 표지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 서사는 이웃집으로 함께 살아온 동네 식구였는데 갑자기 해방이 되자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음해해서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인데, 죽창도, 의상도, 동네 이웃끼리 다정하게 살아왔던 것에 대한 갈등도 너무 평이하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인데, 여름인데 모두 긴팔을 입고 있고, 심지어 청바지처럼 보이는 바지까지 입었고, 마스야마는 게다가 아니라 검정 고무신을 신고 있어서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까 싶다.
- 갈등을 드러내는 것은 이웃집에 죽창을 들고 가서 살인을 하는 만행에 아빠가 눈을 손으로 가리는 장면 하나가 나올 뿐이다.
- 작가는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일제의 만행이 아무리 이웃으로 정답게 살아왔어도 때가 되면 몰살을 고민없이 하는 살인자라는 것을. 일본의 상하하복의 질서유지 체제가 얼마나 공고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1923년 9월 1일 간도 대지진 때 일본인 자경단을 조직해서 죽창으로 살인했던 그 모습과 그 해 죽은 사람이 6천명이 넘었다는 것이 떠올라서 끔찍했다. 소문을 유포한 자들이 경찰이었다고 하니 국가가 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한 국민이라도 자기 판단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언제든지 자경단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너무 오버랩되는 사건이라 죽창이 남달라 보였다.

- 재미나게 읽었다.
- 내 방에서 당장 나가지 않는 것은 곰오가 아니라 본인의 미워하는 마음이 아닐까. 힘으로는 어쩌지 못할 처지와 입장이니까 꾀를 써서 내내 시도하고 실패하는데 웃음이 터졌다.
- 마음껏 상상해서 곰모를 내쫒는 방법을 고심하고 창안하는 모습이나 실행 결과가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어쩌면 그렇게 익살스럽고 마음을 그리 우스꽝스럽게 잘 표현하는지
- 좋아하는 형식은 아니지만 대비가 주는 익살스러움, 끝없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생쥐의 노력이 대견하다.
- 과장과 대비가 주는 심리적인 묘사까지 잘 그렸다. 표지에서 면 분할을 작게 해서 제목을 배치하고, 4컷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짐작하게 한 것도, 생쥐의 안간힘을 더 강조해서 부당함에 끝까지 맞서는 모습도 잘 표현하였다.
- 곰오의 익 삭스런 표정도 압권이다.
내가 생쥐라면 어떤 방법을 썼을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 오승민 작가의 그림이라 아주 아주 반가웠다. 작품을 해석한 솜씨가 남다르다. 일단 삽화 그림을 먼저 보았다. 주인공의 특징을 너무 잘 살려서 웃음이 났다. 특히 어이없는 분홍 코끼리와 돌멩이라니. 둘 사이의 관계는 이상하고 현실감 없고 연결지점이 전혀 없는데도 거리유지를 해가면서 친한 척, 아닌 척, 거리두기 대가라도 되는 양 알콩달콩하다.
- 그런 사이를 그림 작가가 산뜻하고 상큼하게, 익살스럽게, 통통 튀게 그려서 글의 서사를 더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 다만 둘이 편지를 보내는 글처럼 단편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쓴 글들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요점 정리를 해주는 것처럼, 앞에서 진행한 이야기는 이런거다라고 짐짓 새롭게 알려주는 식이어서 크게 아쉬웠다.
- 오승민 작가가 보고 싶다. 올 더위에 어찌 잘 지내시는지. 작품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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