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앉으면 애정하는 능소화가 창가로 잘 보인다. 내 생일 전전날부터 한두 송이 피더니 만개다.
생일이라고 축하 케이크도 떡케이크, 아이스크림 케이크, 축하 전화, 메시지, 문자로 아주 충만 그 자체였다.
아침상은 식당에서 가자미 구이에 성게전복미역국으로 대신했다.
조촐한 것이 좋다. 오랜만에 손님을 치르지 않으니 넉넉한 시간에 미장원도 다녀오고 먹고 싶은 자두, 땅콩, 고구마, 오이, 우유를 장을 봐서 더 좋았다.
저녁에는 사 먹은 미역국 대신 육수로 끓인 감자미역국을 간장으로 간을 맞춰 내놨다. 오이 무치고, 맛난 조기 두 마리 굽고, 텃밭에서 따온 호박고추볶음을 해서 놓고 보니 맛도 보기도 훨씬 좋았다. 남편도 너무 맛난단다.
매식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가끔 사 먹을 때가 있다. 늘 부족한 맛 탓에 덜 먹지만.
예전 같으면 6월 한 달 내내 나의 탄생 달이라고 엄청나게 옆구리 찔렀는데 올해는 조용하니까 오히려 다들 더 눈치를 보며 챙긴다. 그래서 우스웠다. 좀 철들면 안 되는 걸로 가족들을 세뇌시키는 세월이었나 보다. 그런 살뜰한 관심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에 감사하는 6월이다.
참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