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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KT 와이파이, 회의, 노랭이

오전에는 회의가 있어서 다녀온 뒤 집에 손님이 오신다 해서 빨리 돌아와서 정리할 것만 서둘렀다. 

 

줌으로 세미나, 회의, 발표 등을 하다보면 두어 달 전부터 와이파이가 잡혔다가 안 잡혔다가 끊어지다가를 반복하면서 엉망진창이 되었다. 핸드폰 때문에 그러나 싶어서 핸드폰도 와이파이 연결을 끊어도 마찬가지였다. 해서 kt 소비자센터에 연락을 하니 출장을 잡아주었다. 

요즘은 하수상한 시절이라 그런지 방문객 얼굴, 이름, 전화번호까지 사진을 찍어 보내왔고, 출장 오기 전에 두 번이나 확인 전화를 했다. 

해서 오신 분은 50대 후반이셨다. 모뎀을 최신상으로 바꿔주시고, 노트북으로 와이파이를 잡는데 잘 잡히지 않았다. 이리저리 처리를 하시더니 5기가와 2기가의 차이를 설명해 주시는데 반경이 가까운 데는 5기가가 빠르게 잡히지만 조금만 멀면 안 잡힐 수 있으니까 2기가로 쓰라고 했다. 2기가는 느리지만 범위가 넓단다. 벽이 두껍거나 무선이 꺾이는 곳에서는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확인을 해보니 모뎀하고 일직선 위치에서 잡으니 와이파이가 아주 잘 잡혔다. 그런데 다시 서재 책상으로 꺾이니 와이파이가 약했다. 

유선으로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면 더 안전하게 쓸 수 있다면서 랜선을 실험하고 연결 기기를 사시라고 안내를 했다. 가격은 천차 만별이었다. 중간 정도 것을 골라 구입하고 정리를 했다. 

말로는 간단한데 그 기사분은 한 시간 다 되도록 땀을 흘리며 살펴보고 공유기, 모뎀, 노트북까지 샅샅이 살피고 방마다 설치된 모뎀이 연결이 되는지 안되는지까지 살펴보고 안내도 아주 자세하게 해 주셨다. 

해서 우리집 모뎀이 몇 개 설치가 되었는지 무선으로 안될 때는 유선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자꾸 안 되어서 SKT로 바꿔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오늘 오신 기사분 때문에 안 바꾸길 잘했다 싶었다. 

 

정리를 하고 잠깐 쉬고 있는데 노랭이가 자지러지는 소리가 나서 집 뒤편 언덕으로 쫓아 올라갔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또 회색이 한테 물리고 상처가 날까 봐. 남편은 그냥 두라고 하는데 또 피 흘려서 고생하는 꼴을 두 번 볼 수가 없어서 찾아올라 갔더니 화색이는 슬금거리며 도망가고 노랑이는 한참 있다가 나와서 애간장을 태웠다. 츄르를 들고 부르니 그제야 나와서 먹이면서 살펴보니 다치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빙 둘러 내려오는데 바지와 양말까지 도깨비씨앗이 촘촘히도 달려 있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이제 아기가 아니니까 걱정은 덜 되지만 암컷이라 수컷들에게 시달릴 생각을 하니 짠하다. 시달리지 않고 노랑이가 즐기길 바라야 하나 말하고 나니 웃음이 났다. 자연스러운 일인데 한 번 세게 물려서 피 흘리고 보름 넘게 고생한 뒤라서 다쳤을까 봐 손이 떨렸다. 

노랭이 물품이 늘어간다. 노랭이 집, 긁는 판, 보들거리는 깔개, 앉아서 쉴 푹신한 자리, 츄르, 상처 치료 연고, 전용 물 티슈, 넥카라 등등. 이 야생고양이라서 그런지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종이 상자만 좋아한다. 깔개에 앉지도 않는다. 복에 겨워서 그런다고 빈축을 사고 있다. 고양이 캐리어도 샀다. 그 속에는 놀잇감도 있다. 혹시 이동할 때 필요할까 봐. 날이 추우니 썬룸으로 들어오고 싶나 보다. 아마 츄르 때문일 거다. 냄새가 나니까. 노랭이 때문에 혼비백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