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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네

북미원주민 특별전시회

아메리카 드림을 노래할 때마다, 서부 개척을 영화로 보여줄 때마다, 원주민들을 약탈하고 살 곳을 빼앗아 '보호구역'이라고 지정해놓고 가둬둔 나라가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 전형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이다. 

그들은 엄연히 자기 땅 위에서 자연과 벗하며 수십개 문명을 만들고 살아왔던 부족들이었다.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서 난 것을 중심으로 독창적이고 아름답게 이어온 말과 양식까지 빼앗기고 그나마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사진가 한 사람이 1900년대 북미 원주민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겨놓은 것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일제 식민지처럼 북미 원주민이 학교라는 곳에 오면 영어로 말하지 않으면 벌을 주고 야단을 쳐서 점차 자기 부족 언어를 잊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각 부족의 3세, 4세 후손들이 자기 부족의 역사를 찾아 연구하고 대학을 나오고 자신들의 뿌리와 영혼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는 뭉클했다. 

누가 야만인인가. 남의 부족의 땅을 빼앗은 자들이 야만 아닌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해서 오늘도 100여명 사상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면서, 자신들이 아우슈비츠에서 죽임을 당하던 것을 잊었을까 싶다. 가해자들의 역사는 늘 옳지 않다. 

북미 원주민들의 솜씨에 놀라고, 지역마다 특징이 다르다는 것에 감탄하고 각 부족마다 잠언처럼 내려오는 말들에 감동했다. 북미 원주민들은 대단한 인문학자들이거나 철학자들이 분명한 것 같았다. 

'인디언의 힘'이라는 제목인데 나는 이 그림에서 인디언의 분노를 항거하고자 하는 저항을 느꼈다. 아주 인상적인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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