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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가을 식목 행사 , 듀얼 모니터, 오른쪽 발목 잘린 고양이

아침부터 준비했다. 어젯밤에 나무는 이미 와 있어서 햇살이 좀 퍼지기를 기다렸다.
후식까지 먹고 10시가 넘어가니 햇살이 환했다. 온실에 가서 나무들을 꺼내왔다. 감나무, 앵두나무, 대추나무를 심고, 수선화와 튤립을 커다랗고 넓적한 바위 곁에 심었다. 2시간이 모자랐다. 심을 자리 정하고 위치보고, 잔디 퍼내고, 상토 깔고 심은 뒤에 물을 세수대야 하나 가득 담아서 부어준 뒤 다시 흙으로 덮어주었다. 나무를 다 심고 나니 먼저 심은 나무는 자리를 잡아가는지 물을 붜주어서 그런지 흙이 다져진 것처럼 평평해졌다. 그것도 참 신기했다. 대추 나무에 가시가 있는 줄 몰랐다. 어린 나무라서 그런지 가시가 있어서 조심했다.
튤립과 수선화는 수입이었다. 종류도 많은지 이름도 다양했다. 심어주고 나서 밟을까봐 이름표를 달아주기로 했다. 모처럼 코팅기도 꺼내고, 칼라프린트로 뽑아서 예쁜 그림까지 뒷배경으로 넣고 나무 젓가락에 붙여 심은 곳에 세워주었다. 이렇게 하고나니 점심도 지났다. 이러느라 고추장독 항아리 볕에 쪼이게 미리 열어두어야 하는데 오후 늦게서야 열어놓지 않은 것을 알아챘다. 이제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할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동시 상영처럼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해치우던 기억을 지워야 지금의 내 모습에 관대해질 듯 하다.

가을 볕이 좋았다. 콩 꼬투리를 따서 말렸다가 콩 껍질을 까니 두 손 가득이 안될 만큼의 양이다. 이미 두 번 밥에 넣어먹었는데 말리지 않은 거라서 아주 연했다. 팥도 아주 달았다. 두 작물은 친환경 농업을 하시는 분이 무료로 나눔을 해주셔서 받았다가 심은 순 우리 순종 작물이다. 주소를 안 챙겨놔서 고맙다는 말도 못하게 됐다. 되려나 싶었는데 정말 늦게 심었어도 잘 자라주었다. 나무가 그늘을 반나절 정도 는 가리는 응달진 곳이라서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참 고맙다.

듀얼 모니터를 드디어 연결했다. 잭을 구해서 아주 쉽고 간단하게 연결해서 지금 큰 화면으로 쓰고 있으니 눈이 다 시원하다. 이 모니터는 원래 TV 모니터인데 버리기 아까와서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려고 가져와서 요긴하게 쓰인다. 이사로 수많은 것을 버렸는데 용케 살아서 그 쓰임을 다할 때까지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오래된 모니터인데도 아주 짱짱하다. 같은 회사거여서 그런지 호환 걱정도 없이 단번에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집주변에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 까만 고양이인데 먹이를 찾아 어슬렁 거리는 것 같았다. 자기 영역인데 우리가 들어와서 살게 되었으니 좋지 않을 거다. 그 고양이를 여러번 보았다. 먹이를 주면 자꾸 온다고 하여 모르는 척 했다. 생명을 기르거나 키우지 않으려는 마음이 크다. 이미 강아지와 이별하였고, 고양이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 집안에 들여와서 키울 자신도 없고 기관지가 약해서 예전에 '행복이'와 살 때에도 결국 폐렴이 너무 심해지고 알러지가 생기고 몇 년을 고생한 탓이다.. 의사 선생님이 나를 위해서 시골로 보내라고 해서 보냈는데 할머니 집에 떼어놓고 오는데 행복이가 얼마나 울던지. 다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 까만 고양이가 오른쪽 발목이 잘려서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어쩌다가 저리 되었을까 싶어서 마음이 측은해졌다. 그래서 동태살이 붙은 토막, 육수 내고 난 북어 대가리를 푹 고아서 텃밭에 부어놨더니 날마다 다 먹었다.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멸치까지 얼마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마음이 쓰여서 이렇게 먹이라도 놔주려고 한다. 점점 추워오는데 어찌 살까 싶어 걱정이다.

티스토리가 복구가 안되었는지 사진을 첨부하려는데 안된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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