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흡입하고 갈구했던 문고판. 40년이 지나서 나달거리고 잘 보이지 않지만 달마다 몇권씩 사 읽으면서 행복했던 시절. 싸르트르, 까뮈, 커프카, 오스카 와알드, 칸트 그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세로줄 쓰기와 한자가 섞인 번역투 문장이 지금 보면 어색하지만 그 때는 그조차 멋져보였다.
다른 문고판은 이사 다니면서 다 버려졌다. 월간지도 마찬가지다. 글쓰기연구회 회보도 서가가 모자라 이번에 버렸다. 아이들이 써준 편지도 큰 상자로 가득한데 오래된 것은 흐려서 보이지 않았다. 학급경영록은 지난 이사 때 버렸다. 초등학교 친구 지혜경 , 중학교 친구 김순기 편지만 남기고 이번에 정리했다. 한참을 보고 싶은 친구를 생각하면서 몇 편을 읽어보니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잘 살고 있겠지. 약한 찬구들이라 무탈을 빌었다.
80년 전두환 정권 때 월부로 구입한 창비도 추억을 더듬게 했다. 이도 버렸다.
올해 읽은 책이 서가 세 칸을 채웠다. 버려서 겨우 다섯칸 남겼다. 책먼지 냄새가 자꾸 기침나게하고 비염 알러지를 도지게 할까봐 창문 열고 계속 환기 중이다. 오늘 매우 추웠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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