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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네

어느 수집가의 초대와 아스테카, 사유의 방, 그리고 도서관

티스토리는 사진 용량 제한이 있는가 . 

사진 몇 장 올리려고 하는데 제한에 걸려서 사진 용량 크기를 줄여도 마찬가지다. 포기하고 초 간단하게 감상을 기록한다.

알고보니 한글 오피스로 저장이 되면 그림 파일이라도 올라가지 않아서 모두 복사로 풀어서 겨우 몇 장만 올린다. 28일까지라서 초대장 받은 것을 서둘러 써야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연휴 끝자락을 이용해서 다녀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학예사들의 노고가 더 빛난 자리였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세금을 내는 대신 관리도 벅차고 하니 기증이라는 방식으로 세금을 면제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흠뻑 빠질 수 없었다. 저런 작품을 사는 것 모두 자신이 번 돈이기도 하지만 공적자금도 들어갔고, 노동자들이 노조도 없이 노동 임금 착취를 당한 것도 포함되어 있으려니 싶어서 보는 내내 쓰라렸다. 

더구나 이것을 보려고 인터파크에서는 모두 매진이고, 아침 댓바람에 나와 50미터 이상 줄을 서서 현장 구매를 해서 시간에 맞게 들어가야 하는 등의 고생에 비하면 전시된 작품들이 최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항아리가 마음에 들었지만 그보다 학예사의 전시 감각이 돋보였고, 정성을 다한 것이 입구부터 보였다. 권진규 조각이 4점 있었는데 가장 돋보였다. 들어오는 첫 입구의 문, 유명한 자소상 등이 있어서 색달랐다. 다양한 연적과 붓통, 어느 왕가나 벼슬아치 안방을 차지했을 삼단장은 어느 여인네가 저 문고리에 손때를 묻혔을까 싶었다. 사진에는 없는 동자상도 익살스러웠다. 특히 가슴에 새를 가진 동자상이 마음에 들었다. 

정선의 그림은 2전시실 입구에 실크스크린으로 쏜 자리에 기념 촬영을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DDP에서 봤지만 또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아쉬웠다. 모네 그림은 파리에서 진품을 실컷 본 뒤라 그런지 감흥이 없었다. 

구리선으로 엮은 나뭇잎, 사유의 방에서 보고 나온 뒤에 만나 현대적 사유상은 똑같은 자세인데 표현기법이 다를 뿐 같은 사유인데도 풍족하거나 부드럽거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학적인 얇음, 뾰족함, 품을 곳이 없는 갈망이 느껴져 큰 대비를 이뤘다. 

중남미 고적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번에 마야, 잉카에 이어 우리가 아즈텍 문명이라 알고 있는 아스테카였다. 그릇 무늬가 기학학적이고, 태양의 돌이 발견되었고 이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자마자 영상으로 준비되었는데 아주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었다. 사진 중에 사람의 피와 동물의 심장을 담아 제의에 바쳤던 그릇이 있는데 문양이 예사롭지 않고, 반들거림이 얼마나 많은 피와 심장이 담겼을지 상상하니 전율이 느껴졌다. 인신공양을 한다고 알려진 것은 잘못된 것이고, 그들의 문화 속에 태양신에 대한 존경과 희생한 여러 신들에게 제의를 바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고학자가 발견하기 전까지는 설화로 알려지거나 스페인 정복한 뒤 쓰여진 책에 의해 소개되었던 것들이 멕시코시티 성당 아래에서 발견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오전 내내 살펴보아도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에 가서 느낀 것처럼 제국주의는 다른 나라 문화재를 도둑질해서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것을 또 보았다. 대부분이 유럽의 박물관에서 빌려온 것으로 멕시코 유물은 거의 없었다. 이 모든 유물들이 유럽의 유명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가 이번 기획전에 빌려준 것일 뿐이다. 그림문자가 아름다웠다. 

남산 타워가 보이고 용화대(용산미군기지) 에 걸린 휘장을 보니 쓴웃음이 나왔다. 어림없는 일이 벌어진 참담한 대한민국. 

날씨가 화창해서 아주 좋았다. 도서관도 있었는데 처음 가보았다. 아이들이랑 오면 코스대로 움직이느라 개인 시간은 없어서 올라가지 못했다. 가서 '아스테카전' 도록을 사진만 빠르게 훑어 보았다. 너무 두껍고 비싸서 사지 못했다. 늘 전시회 도록은 기본이었는데 말이다. 

 

사유의 방은 불교 전시실 쪽에 있었는데 212호실로 옮겨 있었다. 국보 78호는 관이 화려하고 의상이 화려하다. 옆주름에 끈 매듭 무늬까지 아주 섬세하게 흘러내리고 있어서 감탄을 하게 하고, 등 뒤에 의상의 깊이 파인 채로 흘러내리고 있는 기품이 있는 반면 오른 손가락은 덜 우아하다. 

그에 비해 83호는 관은 쓰지 않았고, 뒷머리꼭지가 달려 있어서 비교가 되었다. 특히 등 뒤 의상이 없고 허리까지 노출되어 있으며 의상도 화려하지 않고 간촐해서 석가모니 불 다웠다. 소소하고 순박하나 아주 우아하여 흐름에 있어 꺽이거나 끼는 부분이 없이 날렵하나 부드럽고 심지어 풍만하게 느껴졌다. 혼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옆에 누군가가 있으니 사유가 아니라 두 불상이 서로 속마음을 나누는 듯 속살거림이 느껴져서 혼자 웃었다. 사유의 방은 제한이 되어야 할 듯하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