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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세요, 새책을 소개해요

나혜작가 -<<슛!>>창비 2021-04-12,<<달리기>>이야기꽃 2019-06-21

{"originWidth":500,"originHeight":549,"style":"floatLeft","caption":"나혜 (지은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여자 축구이야기가 아니다. 여자 선수의 대다수를 표상하거나 국한 시킨 것이 아니라 자유를 억압 당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자유를 찾아 스스로 묶인 것을  힘내서 빠졌는데, 그래서 마음대로 패스와 놀이를 할 수 있었는데 거대한 손이 다시 고정을 시킨다. 그 큰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발버둥을 쳐도 어림없다. 그런 상황을 본 다른 인형들의 포기와 대조를 이루는 표정들 속에서 또 자유를 선택하겠구나 읽을 수 있었다. 한 번 맛 본 자유는 억압을 한다고 압제를 해서 통제를 한다고 해도 기회가 되면 다시 자유를 향한 투쟁이 될 수 밖에 없다.

표지에서 등이 파인 것은 옷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그것이 축구 게임의 인형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감쪽 같았는데 다리와 신발이 모두 똑같아서 좀 이상한데 하는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전력질주하는 모습이 아주 운동감있게 그려서 동작 연구를 많이 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앞표지보다 뒷표지가 압권이다. 다양한 머리색깔, 모양, 피부색, 움직임, 그리고 모두 여자라는 점이다. 저렇게 생동감 있는 여자들이 가정, 회사, 일터에서 자기가 살고자 하는 삶이 아니라 축구게임 인형처럼 줄지어, 간격을 맞춰서, 똑같은 유니폼으로 시키는대로, 가만히,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처럼 멋지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심지어 휠체어을 타고 앞으로 쏠릴 지경이지만 미소짓고 달려가는 저 모습은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인생인지 미소 짓는 표정에서도 알 수 있다. 저런 자유롭고 발랄한 여성의 삶이 어느 순간 박제되기 시작했을까. 똑같은 삶을 강요받고 심지어 벗어나고자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삶도 있지 않은가. 

공을 뻥 차서 찾으러 나서는 인형들의 연대와 단합이 압권이다. 나답게 살아보겠다는 것은 그만큼 두렵고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함께 할 때 가능하고 넘어설 수 있고, 드디어 자기가 살고자 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각도 좋고, 색채와 운동감이 좋아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참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다. 

또나혜 (지은이)이야기꽃2019-06-21그

 

처녀작이다. 

글씨체조차 자신이 없는 듯 얇고 가늘다. 그러나 중심에 제목을 집어넣어 다리는 모습의 다양성을 획득했다. 

두 갈래로 묶은 어린이가 이끔이 역학을 한다. 표지에서도 아주 높이 뛰어오르는 자세이다. 사람들이 표정이 없다. 얼굴은 있는데 표정이 사라졌다. 달릴 때는 무조건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담거나 자기 모습을 인식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이 그림책에서는 얼굴에 표정을 그려넣지 않고 있다. 아이가 벽을 가장 먼저 올라가고, 일등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을 손을 잡아 끌어올려주고 있다.

여러번 보면서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1등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옷 색깔이 짙고 옅음에 따라 등위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합평에서의 의견이 나와서 다시 살펴보았다. 

1등도 격이 달라지는 것인가 싶었지만 원근을 드러내기 위해 그리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뒷표지에 주인공 아이가 혼자 준비체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달리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다. 다만 빠르게 달릴수록 얼굴 형태도 회오리치는 다양한 모습으로 달라질 뿐이다. 자신의 얼굴을 갖지 못한다는 것, 자기 표정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 자신의 목적이 불분명하여 누군가 뛰기 때문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현대인들의 군상 같기도 하다. 

이 그림책은 왜, 무엇 때문에 달려야 하고, 모두 1등을 위해 죽어라 달리는 까닭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왜 달리는 것일까. 자기 모습을 잃어가면서 까지.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텍스트로는 단 한 줄 쓰지 않았어도 그림으로 이렇게 되묻는 작품이라서 여러번 펼쳐보고 읽어보고 살펴보았다. 

이야기꺼리가 많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