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선물로 보내주셨다. 참고로 에세이는 잘 읽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도 적은 편이다. 특히 책으로 낼 경우는 더 더욱.
하지만 선생님이 보내주셨기에 읽어보았다. 내가 아는 ‘김영순’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선생님께 여쭤보면 맞지 싶다. 함께 공부하는 모임도 같이 하고 계시니.
자신의 삶을 저 정도 담백하게 글로 쓰기도 쉽지 않는 노릇이다. 마지막 장에 그림책 평이 실렸는데 아주 빼어나서 똑같이 본 책을 저런 시각으로 다룰 수 있구나 싶어서 천천히 잘 살펴서 보았다. 정말 간략하고 소략하지만 간결미 때문에 일본 하이쿠가 생각날 정도의 깨끗한 문장이다. 아름다운 문장은 그 사람의 마음가짐에서 나오지 않을까. 서운하고 섭섭하고 모욕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화나고 속상하고 우울했던 마음이 이 책을 통해서 모두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래, 그러라고 하지 뭐. 그런다고 내가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모양이 바뀌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나 그대로 있을 뿐인데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따가운 감정에서 놓여 났다. 아주 산뜻한 기분이었다. 어제 야외에서 반을 읽고 오늘 또 좋은 시간에 새로운 환경에서 이 글을 정리하면서 정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의 바닥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만 왜 불행할까,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에 괴로울 때, 이 책은 힘이 되고 웃음도 터지게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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