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아빠가 덤불이 되었을 때/요커 판 레이우엔 글그림/ 김영진 옮김/ 시공주니어/2019.6.30 초판

국경, 전쟁 참전,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 어리고 작은 소녀가 겪은 경험이 아주 강렬하다. 잘 알지 못하는 어른들 세계에 대해 의문과 궁금을 가지고 고난을 헤쳐나가는 장한 모습은 어른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문도 재미있겠지만 번역자의 빛나는 재치가 돋보였다. 많이 웃었다.


글자가 크다. 목차가 없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지 못하여 불편했다. 16장으로 나눠져 있고 162쪽이나 그림이 곁들여 있고 글자가 커서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한 장마다 글의 내용이 길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았다. 뛰어난 심리묘사가 돋보이고 상징을 많이 숨겨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토다'라는 이름도 크 발음이 안되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줄여진 이름이다. 자기 이름을 남들에 의해 줄여지고 이질적인 나를 받아들여야 하는 어린 여자 아이가 난민의 입장에서 묻고 있다. 읽는 내내 토다가 다칠까봐 붙잡혀 갈까봐 도망치지 못할까봐 나중에는 결국 엄마를 못 만나고 고아원에서 지내야 할까봐 가슴 졸이고 조마조마하게 할 정도로 사건의 연속이었다. 

토다를 버티게 해준 것은 아빠와 할머니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라서 어려움에 처했어도 버티고 헤쳐나갈 힘을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빠를 더구나 참전 군인을 덤불로 위장하고 어느 숲에 있을거라는 상상, 아빠의 몸에서 나뭇가지가 자라나와서 놀라는 장면 등이 엉뚱하지만 나름대로의 전쟁과 참전군인에 대한 상상을 이렇게 유쾌하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내가 토다라면? 그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었을까 자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