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에 곰이 숲 속에서 앞으로 향해 부지런히 가고 있다. 속표지에는 나무 새와 뒤돌아보는 곰이 앞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제목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여 써서 높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
양쪽면을 모두 펼쳐 그린 곳은 6 장면이다. 강에서 목을 축이고 로마군 병정들의 싸움이 있고,가면무도회를 열고,새들이 모여 둥지를 만들고, 하늘로 날아 친구인 나의 새를 만나 포옹하는 장면이다. 현실에서 시작해서 옛이야기의 싸움터로 상상의 입구가 되어 가면무도회를 열고 고난을 극복하여 새를 만나러 간 곳에서 나의 새 벗들이 친구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다시 둥지를 만들어 곰을 태우고 가서 친구를 만나는 장면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양쪽면을 모두 펼친 그림에는 글이 없다. 그림으로 충분하게 이야기가 되기 때문일거다. 곰과 새가 친구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말도 안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쉽게 이해되고 그렇다고 믿을 수 있는 옛이야기 같은 것이다. 왼쪽에 편지글로 곰의 마음을 일방적으로 새에게 보낸다. 계속 보낸 편지가 새에게 하나도 전달이 안되었다는 것이 반전이다.
마치 꿈길 밖에 길이 없어서 꿈길 속에서 서로를 찾아 떠난다는 우리나라 가곡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같이 떠나 도중에서 만나를 지고'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친구새가 있는 곳으로 직접 날아가서 만나는 부분이 다르다.
책을 덮고 사랑의 일방성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늘 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조건없이, 동종을 떠나,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것. 그 사랑의 힘은 무거운 곰이 하늘을 날 정도의 용기와 간절함이 담겨 있으니 참으로 위대하다. 남들은 가지 않는 길, 남들이 염려하는 길, 무섭고 외롭고 위험한 그 길에 우리는 오늘도 걷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건 예술의 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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