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서울 다녀온 일이 무리였나 보다. 몸이 안 좋더니 토요일 하루 종일 침대에서 쉬었다. 이런 일은 좀처럼 없는 일이다. 그래도 낫지 않고 더 해서 일요일에는 약국 찾아 삼만리를 했다. 24시간 약국도 10시에 열었다. 콩나물 국밥을 사 먹고 그 약국 앞에서 기다리다가 겨우 소염제를 구해서 먹었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결국 월요일 아침을 간신히 해 먹고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으니 차도가 보였다.
영화 볼 시간이 남길래 요즘 난리났다는 무화과 케이크와 귤 케이크를 사보자고 가봤다. 말 그대로 무화과 케이크는 이미 오늘 생산량 매진이었고 귤케이크는 살 수 있었다. 해서 번호표 타고 구해올 수 있었다. 사실 성심당 케이크는 별로 맛이 없다. 그래서 예전에도 빵은 사도 케이크는 잘 안 샀는데 하도 난리를 펴고 막내가 아침 8시에 갔는데 이미 새벽 4시 반부터 온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장사진이어서 두 가지 모두 살 수 없었단다. 평일에도 그런지 가본다고 벼르더니 평일도 마찬가지라고 해서 정말 그럴까 싶어 갔던 거다. 사실이다.
그렇게 구한 케잌이라 그런지 집에 오자마자 바로 먹었다. 맛있었다. 귤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었다. 이 귤 까느라 얼마나 고생 많았을까. 귤 세척은 깨끗하게 했을 테지 하면서 먹었다. 생크림이 잔뜩이고 카스텔라용 빵은 생각보다 적게 들어가 있어서 새콤함이 아주 강했다.
이선균 배우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서 더 보고 싶었다. '박태주 소령'이 중심인물이고, 그를 변호했던 변호사가 서사를 이끌어 갔다. 그래서 감옥에 갇힌 모습만 보아서 이선균의 그 선한 얼굴과 굵직한 목소리는 들을 수 없어 서운하였다. 마지막까지 군인임을, 명령에 따라야 함을, 그것이 가족과 국가를 지키는 것이라며 판결 16일 만에 사형이 되었다는 것도 전두환이 얼마나 극악무도했는지, 변호사가 돈과 권력은 다 가져도 사람은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그다음 해 광주항쟁을 도발한 전두환.
이 영화가 좀 더 치열하지 못한 점은 '서울의 봄'이 주는 상황 인식, 실질적인 배경 묘사, 숨막히는 위기와 반전이 너무 변호사에게 의지하여 처리한 점이다. 그래서 너무 밋밋했다. 눈물 나오는 장면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저런 결기로 올바른 군인의 길을 걸은 자는 죽임을 당하고 전두환이는 광주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하고 호가호의 하다가 천수를 다 누렸다는 것이 용서할 수 없다. 감독들이 좀 더 세밀한 영화를 만들어서 매년 근현대사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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