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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알모책방, 길담서원

신촌 살롱에서 공부를 할 때마다 알모책방 최영미씨는 제빵과 제과를 준비해서 가져오곤 했다. 지난번에 처음 12월에는 슈톨렌 빵이 생각난다며 친정아버지 제사에 올릴겸해서 만들었다며 맛을 보게 가져왔다. 제사에 올리고 싶은 것이나 좋아하셨던 것을 올린단다. 그 생각도 참 창의롭다. 

럼주에 담가 발효시킨 주재료가 주는 풍미가 대단했다. 내가 좋아하는 빵집에서 먹었던 그 슈톨렌도 괜찮다고 했는데 비교불가였다. 향미가 넘쳐서 정말 맛나게 먹었다. 그랬다고 이번 공부할 때도 가져왔다. 내가 너무 맛나게 잘먹는다고, 남편과 나눔하고 싶다고 한 말을 잊지 않았는지 옆서에 손글씨와 함께 도쿄에서 샀다는 12색 색연필과 함께 보내주었다. 

무척 고맙고 감동이다. 해서 막내가 온 김에 아끼던 와인 1병을 따서 슈톨렌과 미리 크리스마스를 보낸 셈이다. 모두 맛나다고 했고, 결국은 내가 가장 많이 마시고 맛나게 먹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거의 일년 넘게 벌렸던 곳이다. 막내가 온 김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아주 아주 작은 서점이다. 앞채는 서점이고 뒷채는 아직 공사중이란다. 너무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큐레이션이 멋스럽다. 책 3권을 골랐는데 그 중 한 권은 팔지 않는다고 해서 다음에 구입하려고 사진을 찍어왔다. 억지로 팔라고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거절하는 모습도 상큼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쯤 그 곳에 가서 책을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골목 어귀에 동네 책방이나 가볼만한 곳이 안내도로 나와 있어 젊은 처자 서너명이 그 안내판을 보면서 이야기 하는 모습이 좀 낯설었다. 책방 주인장이 하는 말이 '공주 사람은 잘 안온단다.' 그래서 웃었다. 등잔 밑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까. 젊은이들이 자기 삶을 꾸리는 방식이 좋아보였다. 

사오지 못한 책, 그래서 사 봐야할 책, 중간 중간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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