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다. 한의원 들러 치료를 받고 온 뒤여서 하루는 버텨주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책도 50여권 갖고 온 터라 주차한 거리도 멀고 해서 어도연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급하게 장소가 바뀌어서 걱정을 했는데 유성구 소속 천년 공원이라 다행이었다. 상원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쓰고 있어서 이런 것들이 또한 새로웠다.
주차장이 적어서 상가 맞은 편 공원 가장자리에 주차를 하고 책을 날랐다. 올 때는 오세란 이사와 이선배 이사가 들어다 주어서 수월했다. 민폐만 끼쳤다.
오전 12시부터 30분 동안 강빈화 회원이 준비한 김밥과 음료수로 요기했다. 너무 감사하다. 난 왜 이런 배려를 하지 못할까 반성하면서 감사한 마음 가득했다.
부스가 10개 였는데 부스마다 2개 키워드가 있어서 20개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 이야기를 나눴다. 나의 부스는 행운인지 넓게 쓸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후배들이 넉넉하게 자리 이동을 흔쾌히 해줘서 더 쉬웠고, 중간에 자리를 비울 때마다 도움을 주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대전지회 모둠은 활동 소모임마다 주제가 달랐다. 나는 평화 그림책, 다른 모임은 제주 역사, 또 다른 모임은 청소년들에게 권하는 우리 근대사를 담은 책들을 보기 좋게 큐레이션을 했는데 그 중 나만 어설프게 늘어놓았다. 주제 안내도 하려고 재료를 가져갔는데 그럴 시간이 나지 않았고, 몸이 불편하니 그냥 묵혔다.
'희망의 책 대전본부'에 어린이도서연구회 대전지회 박미라 회원부터 운영위원으로 참석해서 우리 회의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대해왔던 시민단체이다. 시민단체는 회원 후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업을 함에 있어 운영기금 고갈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16년 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서 참으로 고맙다.
평화를 주제로 펼친 책마당에 가족이 함께 오거나 아이들이 혼자 온 것까지 합하면 20여팀이 넘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방문객은 고3인 학생 2명( 9명 정도가 한꺼번에 와서 각 코너마다 취향껏 들르는 것 같았다. ) , 가족 친구로 온 7살 꼬마 방문객, 책을 다 읽어본 것이라고 해서 좋은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어보라고 권하니까 쎄하게 가버린 가족, 책을 읽어달라고 한 책읽어주기 활동가라는 분 등이다. 막판에 책 교환권으로 책 선물을 받았지만 더 읽고 싶은 책이 있다고 다시 온 4학년 학생은 조용히 앉아서 서너권을 더 읽고 일어서서 아주 귀하게 생각되어 읽은 소감을 물었더니 자기 생각을 또박 또박 말을 하는데 아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너무 고마웠다. 고3학생에게도 수능 얼마나 안 남았으니 힘내라고 외쳐주었더니 싱긋 웃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마음도 쉬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면서 오늘 나들이가 희망 부적이 되어 그 학생들에게 최선의 실력을 낼 수 있는 힘을 주길 바랬다.
정리하기 전에 큐레이터들이 모여서 자기 소감을 말하는데 모두 다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하겠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나누는 것에 많은 배움과 주최 단위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쌀쌀하고 추워서 서두르고 싶었다.
보통 전체 기념사진 찍을 때 앞자리에 앉지 않는데 발이 아파와서 앉아서 찍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정말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은 가을 하루를 우리 아이들에게 나눔을 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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