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해방 선언을 지키고 뒷받침하는 기회가 되기를
김영주 |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장
올해는 어린이날 백 주년이 되는 해이다.
백 년 전 일본 지배 속에 우리나라는 식민지 국민이었다. 시민이 아니라 식민지 국민으로 일본에 충성을 요구당했다. 어른들도 이럴진대 어린이는 말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일할 의무 속에 허덕인 이 땅의 어린 생명들에게 우리 회 뿌리인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 해방을 외친 까닭은 어린이가 우리나라 미래였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올바른 생각을 갖지 않는다면, 어린이가 독립에 대한 꿈을 꾸지 않는다면, 어린이가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면 또다시 식민지 종속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조국 광복을 이뤄낼 힘은 바로 어린이에게서 나온다고 예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4.19혁명의 주역 중 조명을 받지 못한 10대 청소년들은 불의에 앞장서고 세상을 바로잡고자 누구보다 현실 참여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 가능성을 방정환 선생님은 보았고 천도교 청년회를 조직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주체가 되어 협의하고 토론하고 행동하고 실천할 힘을 길러주기 위해 《어린이》 잡지를 발간하고 문학과 예술로 마음속 진실을 끌어냈다. 그 어린이들이 오늘날 과연 주체가 되어 살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렇게 어려운 시대에 주창된 어린이 해방 선언을 되짚어보고, 문학 속에서 어떤 양상으로 변화하였는지 살펴본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작품이 담고 있어서 우리 문학 속 어린이들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겠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추구하는 ‘겨레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을 중심에 두고 우리가 외치고 이어온 까닭은 어린이가 우리 미래이고 또한 현실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엄혹한 시대에 주창된 어린이 해방 선언이 퇴색된 깃발이 되어 어린이들의 삶에 이정표를 세워주지 못한다면 어린이 해방 선언이 무슨 소용이라는 말인가.
이번 심포지엄으로 어린이가 가진 꿈, 희망, 생활 모습이 겨레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살펴보고 짚어보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우리 회가 이어가고 확장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여 어린이 해방 선언을 지켜주고 뒷받침할 수 있는지 찾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고 토론을 하여 그 올바른 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 자리에 모신 참가자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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