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쇄 발행 책이다. 꽤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일테고, 사주는 어른들이 그 재미를 알아차렸다는 뜻일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이야기와 비슷한 '방구'라서였을까. 소재가 비슷한데 그것도 학교이고 학년은 알 수 없는데 9반이고 담임은 반구이다. 말장난에 상징을 담고 있다. 반쪽짜리 인간, 아이들과 함께 끼어 방구를 꿀 수 있는 인간, 강압적인 지도를 할 때만해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것 같은 엄격함이 반전을 하며 함께 어울리면서 꽃이 핀다.
학교가는데 책가방도 없이 엉덩이만 가는 학교라면 얼마나 신이날까. 하루 종일 다양한 방구놀이만 하는 학교라면 아이들에게 근심 걱정도 없을 듯하다.
재미나게 어울려 놀기만 하면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한방 먹인 셈이다. 아이들이 진짜 해야 할 공부는 놀면서 사회관계를 익히는 것이고 그 속에서 삶의 모든 것을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요즘 아이들은 그저 '학습'에 찌들려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짝짝이 양말에서 말광량이 삐삐가 느껴지는데 오히려 자기만의 방구소리로 다양성을 꽃피울 수 있게 하다니.
위트 가득한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아이들에게 읽어줬을 때 너무 너무 좋아했다는 전언을 들으면서 아이들이 느낄 희열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도 이렇게 짓눌리지 말고 밝고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그랬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서 뭉클하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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