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림책 시리즈로 16권을 냈다. <<두근두근 편의점>>이 가장 최근 작품이다.
볼돼지는 어린아이 얼굴이다. 친숙하려고 그랬을까. 첫번째 책이라서 우화 형식을 빌린 판타지다. 특히 외삼촌 방으로 들어간 뒤에 벌어진 체험은 근사한 판타지고, 엄마 목소리로 현실로 돌아오는 모습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 에서 밥그릇에 피어오른 연기와 같은 느낌이다.
사진을 찍어 흐리게 나온 것 같은 그림이 표정이나 동작에 더 관심을 두게한다. 만화같아서 익숙한 그림책 형태는 아니다. 그래서 동작이나 표정에 촛점을 잡중시킨다. 그런 장면이 <<나는 너무 평범해>>에서 계속 평범과 특별이 교차하는 여러 컷이 모여 있다. 변화를 연속으로 보여주어 강력하다. 아빠와 버스 정류장에서 비가 그치기를 바라면서 나누는 대화인데 작품 속 주인공에게는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주인공은 말한다. 어려운 말 한다고, 하지만 알것 같다고 뒤따라 나와서 독자가 알아줬으면, 알아줘야해? 라고 일러두는 것 같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의 일상이다. 아이 마음과 엄마 마음이 병렬해서 보여주는데, 어린 독자가 이해한다면 위안과 안심을 할 것 같다.
불안한 육아가 사회애서 챡임지는게 아니라 여전히 할머니가 도와줘야하는 구조. 그것이 더 답답했다. 엄마가 가방도 벗지 못하고 와락 안아줄 수 있는 날보다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 독자라서 이해가 되는 것보다 짠하고 안되었으나 그나마 할머니가 돌봐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사회적 책임, 공동체 돌봄을 고민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가장 최근 책인 <<두근두근 편의점>>은 현명이, 민채, 인해 이야기가 묶여 있다.
현명이는 동생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편의점에서 1+1 '달걀 좋아'를 고르면서 어린시절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한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고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른 뒤 생긴 동생을 얼마나 예뻐하고 귀여워했는지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한 뒤 내적 성장을 이룬 이야기
민채는 참기 대장으로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무조건 먼저 사과하는 대신 속이 터져하는데 '핵짱셔 젤리'를 사먹은 뒤 터져나오는 속을 풀어내는데 검정 글씨체가 참다 참다 터져나온 거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림 위에 마구 휘갈려 쓴 글씨체가 민채 마음을 닮았다.
인해이야기는 바쁜 아빠가 가족 캠핑을 가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함께 먹으며 속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면 전체가 컵라면 맛있게 먹는 법에 할애되고, 만화 컷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있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동생에 대한 고민, 무조건 참는 착한 아이 컴플랙스, 가족 여행을 대신할 수 있는 대화가 녹아 있어서 교훈적인 이야기가 가득인데 판타지로 들어갔다가 나온 장면에서 현명과 민채는 해소가 되는 것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시원하게 가 닿을까? 갸우뚱해진다. 어린이들이 지난날을 회고하는 것보다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기대와 궁금함이 더 할텐데 이렇게 해소가 될 수 있을까. 현명해서 현명이만 가능한 것은 아닐까. 어른 생각이 너무 억지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이야기 중에서 가장 억지스러웠다. 그 다음이 인해의 가족 캠핑 이야기고. 둘 다 너무 어른스럽다. 아빠의 마음이 그렇게 쉽게 이해되고 아쉽지 않을 수 있을까? 이해해야 한다는 다짐처럼 다가와서 좀 불편했다. 아이답게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면 안되었을까. 오히려 독자들은 그런 드러냄을 보면서 더 이해하지 않을까. 시리즈 물인데 점점 어른의 시선이 강화되고 있는 것 같아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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