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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네

짐머만 공연

완벽함의 대명사

살아있는 전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3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지난 2019년 16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던 짐머만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의 여전한 명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에 깊은 감동을 받은 바 있다. 열여덟 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오른 짐머만은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형성해오며 완벽함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현재까지 세계적인 거장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피아니스트로서는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은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쇼팽 연주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그는 전 세계 피아니스트들에게는 닮고 싶은 모범이자 롤모델이기도 하다.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해석으로 이 시대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별 다섯 개 밖에 주지 못하는 아쉬움’(그라모폰), ‘그로 인해 느끼는 클래식의 영원함’(뉴욕 타임즈) 등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과 다시 나눌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음악적 감동을 기대해도 좋다.

 

J. S. Bach    Partita No. 1 in B-Flat Major, BWV 825          
바흐               파르티타 1번 내림나장조, 작품 825

- 연주를 시작해서 얼마 안되었을 때 음이 2번 틀렸고, 마지막 부분에서도 1번 틀렸다. 영 마음에 안들었다.

 

J. S. Bach    Partita No. 2 in c minor, BWV 826               
바흐               파르티타 2번 다단조, 작품 826

 - 악장을 넘겨주는 보조자가 없어서 그런지 피아노 치다가 멈춘 뒤 악보를 넘기는 것은 처음 보았다. 왜 저렇게 운영을 하지 싶었다. 

Intermission

 

J. Brahms    3 Intermezzi Op. 117                             
브람스         3개의 인터메조 작품 117

- 아주 슬펐다. 약간 느리게 마음을 다해서 터치하고 있는 것이 느껴져서 마음 가득 차올라 눈물이 슬쩍 날 정도였다. 아주 감미로웠다. 

 

F. Chopin    Piano Sonata No. 3 in b minor, Op.58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나단조, 작품 58

- 최고는 마지막이다. 폭풍같은 질주와 불타는 농염함까지 온갖 기교를 다 부려야 칠 수 있는 곡임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곡에 이르러서야 왜 짐머만을 그렇게 찬사를 하는지 알 수 있었고 오늘 연주 곡 중 최고였다. 참 행복했다. 

(출처 대전예당)

 

미리 구매를 한 표였지만 이미 앞자리는 다 차서 처음으로 맨 뒷열에서 봤는데 그도 괜찮았다. 다만 난시가 있어서 좀 피곤했다. 소리만 들으려고 눈을 감고 있었다. F열 122 였고, 옆자리는 비었고, 오른쪽 자리는 거리두기로 비어 있어서 아주 편했다. 

연주하기 전부터 사진찍지 마라, 녹음하지 마라, 앙콜 요구하지 마라, 커튼 콜도 안된다. 심지어 발견되면 연주를 중도에서 포기하기로 했다고 으름장을 문자로도 모자라 연주 시작 전에도 하고 쉬는 시간 끝난 뒤에도 또 했다. 너무 심하다 생각이 들었다. 연주를 해주는 것을 공짜로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무례한 요구라고 생각되었다. 저런 소리 하지 않고 자기가 사양하면 끝날 일을 왜 저리 이야기를 하나 싶어서 속이 상했다. 더구나 연주가 완벽하지도 않고 음도 부정확하게 하면서 라는 생각에 괜히 왔나 하는 생각도 했다. 

 

왼손을 느리게 연주해야 할 때는 지휘하듯 왼쪽 가슴에 손을 스치듯 올렸다가 건반에 올리는 모습도 특이하거니와 오른손도 마찬가지로 허벅지를 스치듯 내렸다가 부드럽게 건반 위에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허리를 아주 곧곧하게 앉아서 연주하는 모습은 굴드나 조성진이나 다른 연주자들과는 아주 달랐다. 무척 권위적으로 느꼈고, 파르티타는 짐머만식 연주로 느껴질만큼 약간 느리고 꾸밈음에서 좀 더 여유를 느끼게 했다. 

 

3층까지 꽉 채운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져 지역 문화의 갈급함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기도 했다. 

집에 와서 젊었을 때 연주를 들으니 확연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완숙미보다는 좀 느슨한 맛이 좀 씁쓸했다. 대부분 연차 오래된 연주자들이 갖는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