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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20년 지기들이 차려준 정년퇴임식

 

 8월 25일 목요일 오후 바가 억수로 쏟아졌다. 빗속 산책을 말했지만 이 비에? 혼자 조용히 우산 쓰고 걸어 올라갔다. 
뜨거운 물을 큰 보온병에 가득 담고 ‘블랙티’를 통에 담아 천 가방에 담았다. 
병원에 들렀다가 일찍 끝나서 차와 마실 과자를 산 뒤 퍼붓는 빗속을 달려왔다. 몇년 만에 오니 달라진 게 많았다. 
빗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흙탕물 내려가는 소리들로 꽉 채워진 공간이 호젓하고 좋았다. 20년 지기들이 이 궂은 날임에도 정년퇴임식을 해주려고 모였다. 
건강과 모임을 위해 기도한 뒤 촛불을 껐다   ‘오 솔레미오’와 ‘너에게 난’ 노래 두 자락, 내이름 삼행시, 축하말 들으며 모두가 함께 기뻐했다. 
몽블랑 만년필을 받고 몸둘바를 모르겠다. 좋은글 써 달란다. 마음 모아 차려준 자리가 고맙고 또 고맙다. 
꽁보리 저녁밥을 사주려고 했다가 그 조차 대접 받았다. 
받은 꽃다발은 오늘 새벽에 깨어서 한 시간  동안 드라이 플라워 만들어 매달아놨다 
아주 감동스런 정년퇴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