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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테리 트루먼 (지은이),천미나 (옮긴이)책과콩나무2009-06-20원제 : Stuck in Neutral (2000년)

2000년에 원작 출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9년 늦게 출간되었다. 왤까? 상을 받았지만 논란에 휩싸이고 싶지 않은 탓도 있고, 미국에서 논란이 진행된 추이가 결국 여러 상을 받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난 뒤 안전판이 확보되어야 출간이 가능하다. 이 책 뿐만 아니다. 외국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기까지는 번역하는 시간도 필요할테지만 그 보다는 안정된 구조가 더 필요했고 그동안 그렇게 해왔다. 

 

원제 제목보다 훨씬 강력하다. 응? 아버지가 누굴 죽여? 호기심으로 끌어당길만 하다. 읽다보면 왜 죽이려할까를 주인공 싯점으로 여러 이유와 까닭을 드러내고 있다. 식물인간보다 조금 나은, 그러나 움직일 수 없는, 그래서 잘 알려진 스티브 호킹 박사를 떠올릴 수도 있다. 가

그러나 숀 맥다니엘은 손가락조차 까닥하지 못한다.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눈조차 자기가 보고 싶은 곳을 바라볼 수 없다. 귀는 다 들린다. 말하지 못한다. 한번 들은 소리는 모두 기억한다. 

 

작가 아들이 지체아란다. 그 경험을 살려 작품을 썼다는 소리에 얼마나 그 부모로서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키며 플리처상을 받은 아빠가 아들의 고통을 못 보겠어서 가족을 떠나고 집을 떠나는 부분은 자기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숀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엄마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셨을 때, 누군가가 거들어주지 않으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치매가 시작되었을 때, 그 아득했던 경험이 있다. 엄마가 생전에 저런 모습을 자기가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렇다면 지금 먹고 자고 싸고 밖에 하지 못하는 이런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본인은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엄마 생각이 아니라 내가 보기가 어려운 것이고, 내가 힘들기 때문에 그런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들이 널뛰듯 오르내렸다. 

 

작가는 묻고 있다. 이런 지체아들의 삶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너라면 어떻게 할거냐고, 숀의 아빠가 방송인이라고 해도 가족을 등장시켜서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출연하기 싫어하는 가족에게 이 또한 고문이고 상처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문장은 숀이 자기를 설명하여 주는 방식이어서 매우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주 편안하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삶의 강력한 의지를 말하고 있어 아빠와 대비되었다.  작품을 끝까지 밀어부치고 열린 결말로 독자들에게 생각과 선택과 결정을 권하는 것이 아주 강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