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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김장성 ‘이야기꽃 ‘ 출판사 대표 강연

<소통, 공감, 평화>라는 화두로 '이야기꽃' 출판사를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다. 오후 4시에 시작해서 장장 6시 30분에야 겨우 끝났다. 질문도 한정해서 4명 받았다. 10살 아이가 한 첫 질문은 " 대표와 작가를 다 하고 있는데 어떤 직위가 더 좋으냐?"라는 것을 작가와 대표가 어떻게 책을 만들어 갈 때 직위가 작용하느냐로 알아들어서 한동안 어려운 대답을 해서 함께 웃었다. 

잠잠이 사회로 진행이 되었는데 식전 행사로 김기영 아티스트의 아트뮤직이 선을 보였다. 2가지 악기로 <<민들레는 민들레>>와 <<겨울, 나무>>를 연주하였는데 시 낭송보다 행위예술같은 음악 아트가 더 듣고 싶었다. 시작 전에 벌떡 일어나 동영상으로 두 작품 다 담았다. 아티스트에게 동영상 마구 쓸거라고 미리 허락을 받아두었다. 상당히 멋있었다. 

 

김장성 작가를 알라딘 누리집에서 확인을 해보니 48권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에 관련된 목록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PPT를 준비해오셨는데 김장성 작가의 돐사진, 10살 사진, 중학교 사진, 대학사진, 군대, 포대에 업은 첫째 아들 사진, 비닐하우스 사진으로 개인 사진과 역사적인 현실이 맞닿아 있었다. 그것을 작품과 연결시켜서 1인 출판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출판사 건물 사진, 내부 사진, 도와주는 작가 3명이 전부였다. 그나마 시간제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한다. 농사지은 작물인 양파가 구석에 신문지 깔려서 마르고 있고, 미니 탁구대가 책상 겸용으로 있고, 권정생 선생님댁 나무가 베어져서 가져왔다고 했고, 춘천에 살고 있는 작가 집에 화목으로 쓰려는 나무를 가져왔다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목공소냐 출판사냐라고 항의한다는 말에도 비짓 웃음을 짓는 것을 보면 만드는 것을 상당히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닐하우스도 큰 아들 도움으로 다 만들었다고 했다. 쉽지 않은데 잘 만들었다. 농사를 지어 자급농을 하고 싶고 농업인이 되고 싶다며 조건 3가지 중 한가지를 이뤘다며 파안대소다.

살면서 2가지 문장을 품고 산다는데 하나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시키지 말라'와 '입장을 바꿔 생각하되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라'란다. 후자는 큰아들 휘문고 시절 가훈을 써오라는 바람에 고민 끝에 썼는데 '역지사지'하나를 써놓고 나니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박정희나 전두환의 입장에 서서 이해를 해줄 문제가 아니고, 재벌들 입장에 서서 이해를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하나 더 붙였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해보라고. 가슴을 툭 치는 소리였다. 

 

아래 책 자료를 보면 <<힘내라, 힘!>>으로 1997년 8월에 나온 책이다. 절판이 되어서 그 내용을 보지 못했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미뤄보면 민주화 열망에 가득했던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은 아닌지 싶어서 중고로 구매를 해서 다시 볼 예정이다. 

작가가 시대와 맞물린 고민으로 발표한 작품은 1998년 사계절 출판사에 취직해서 만든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였다. 내가 처음 만난 것도 이 책이었고, 그 때는 그림보다 글에 더 매료되어 있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옛이야기 그림책 을 만들고 국민서관에서 '작은거인 글자놀이 그림책'을 2000년에 3권을 내놓았다. 그 뒤 사계절에서 외국 그림책 번역을 해서 출판을 하기도 했다. 2004년에 아이즐북스에서 한글자람 3단계 3호까지 냈고, 2005년에 여우고개 출판사에서 <<박타령>>을 냈다. 이 시기는 여러 출판사에서 일감을 가지고 온 것일까?

2006년에는 아이즐북스에서 연령별 읽기 그림책을 내었고 2007년에는 사계절에서 우리문화그림책 9권을 냈다. 2007년에 사계절 그림책이 출간되었는데 대표가 이야기해 준 책은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였다. 산동네 살았던 경험 때문에 정지혜 그림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에다 글을 썼더니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닌 것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내가 느낀 감정을 그렇게 잘 잡아낼 수 있을까요?"라면서 묻기에 자기가 오래 달동네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쓸 수 있었다는 소개 말에 대표는 웃었지만 쉽게 웃어지지 않았다. 

2008년에는 사계절에서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를 냈다. 이 때 낸 <<이랴! 이랴?>>는 구판 절판되었다가 이야기꽃 출판사에서 2021년 6월에 애기줌치 그림책 시리즈 3번으로 다시 나왔다. 

대표가 고른 다음 책은 <<까치 아빠>>였다. 2012년 한림출판사에서 나왔는데 까치집에 매달린 채 베어진 나무가 트럭에 실려가는 것도 보았고 사무실 앞 나무에서 까치가 집을 짓는 것도 보았단다. 그러다가 대표가 어린 시절 달동네에서 집이 2번이나 철거가 되어 망연자실해 하던 어른들과 이웃사람들의 사정이 생각났고 까치도 얼마나 황당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단다. 까치는 작은 집은 800번에서 1000번 정도의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집을 짓고, 더 큰 집은 1800여번을 물어와야 집이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집이 없었졌다면 하는 생각이 미치자 이것은 '국가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어린시절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2014년을 끝으로 사계절에 저학년문고 시리지까지 만들어 놓으니 몇 질의 책이 준비가 되었기에 퇴사를 하였고, 이야기꽃 출판사를 차리고 <<민들레는 민들레>>를 냈다. 이 그림책 탄생도 출근하다가 도로 벽사이 틈에 민들레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생각을 했단다. 내가 어디에 있어도 나는 나라고. 

촛불 혁명이 일어났고 정권을 교체했어도 노동현장은 변한 것이 없어서 노동자들이 자꾸 하늘로 올라갔는데 목동 열병합 투쟁을 400일이 넘도록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하늘에>>라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집회에 나온 어린 아이에게 모델 포즈를 시키고 사진을 찍어 그 아이를 주인공 삼았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하늘과 땅에서 눈이 마주칠 때 소통의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인간의 조건'을 듀오 '새위 전부' 가수가 작시를 부탁을 하고 노래가 불러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학'에서의 이야기성과 그림책의 본질을 3가지로 간추렸는데 이 이야기가 본질인데 시간이 너무 지나서 줄이셨다. 다음 강연에는 이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야 할 듯 하다. 

마지막 서비스로 새로 나올 책 <<앙코르>>를 살짝 보여주셨다. 그조차 버려진 것에 생명과 사랑과 새로운 시작을 담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늦은 시간인데도 친구가 부산역에서 기다린다고 급해 하면서도 긴 줄로 서있는 독자들에게 사인을 열심히 해주셨다. 배웅 인사를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