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꼬랑내 - 문이소
우주의 집 - 고호관
실험도시 17 - 남유하
묽은것 - 최영희
문이 열리면 - 윤여경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과학소설의 개척자 고(故) 한낙원 선생의 이름으로 2014년 제정한 ‘한낙원과학소설상’이 어느덧 7회 공모를 진행 중이다. 6회까지 수상 작가가 나왔고(이지은, 「고조를 찾아서」 올 11월 출간 예정), 1회부터 5회까지 수상 작가들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청소년 SF 문학상을 널리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해, 한낙원과학소설상은 이제 명실공히 아동청소년 장르문학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우주의 집』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수상 작가들의 SF 소설을 한 편씩 모은 앤솔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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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이나 판타지 문학에 대해 개인 취향이 적다. 관심이 없다보니 이런 경향의 작품은 잘 읽지 않는다. 그리고 작가 한낙원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그만큼 무지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판타지는 이랬으면 하는 바람이 어긋날 때가 많다.
작품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우주의 집>이다.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아이'라는 설정도 개연성이 있는가 하면 전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묘사라서 저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다가 또 청각 장애아이와 화해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어서 더 좋았다.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 아마 미래 우주 도시는 저런 형태의 공간을 구성하고 있겠지 싶었다.
가장 무리라고 느낀 작품은 <묽은 것>이다. 설정 자체가 좀 작위적이다. 그리고 억지가 느껴지고 제대로 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이런 판타지로는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일본인만 보면 칼로 살해하는 주인공에 대해 설득이 되지 않은 까닭은 처음부터 어리둥절한 배경과 주인공에 대한 소개가 없기 때문일 것 같다. 더구나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묽은 것들에 대해 알아본다는 것도 이해불가이다. 투명하다는데 어떻게 알아보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말인지. 우물 속에서 튀어나온다는 설정도 심연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좀 무리라고 느껴졌다.
<실험도시 17>은 취재 내용 형식을 가져왔지만 문학 형태를 파괴하여 새로운 형식을 만들더라도 갈등이 있어야 하고 주인공들의 성장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칩의 오류라고 설정이 되었다면 단편이라도 그 부분에 대한 갈등과 그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촘촘하게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씨익 웃고 말았다.
<문이 열리면>은 '슬라이딩 도어즈'가 떠올랐다. 최면술로 미래와 혅재와 과거의 시공간을 오가면서 문제 해결을 한다는 방식은 참신했다. 그런데 그게 화장실이라는 북한 탈출한 아이의 처지에 대해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의 처지가 중국 화장실에서 공항 화장실로 그리고 보육원으로 연결되었다가 학교 화장실로 연결되는 부분이 씁쓸했다. 과학상상이라고 해서 화장실에서 빛이 보이면서 우주선이 떠올랐고 비행접시로 들어가는가 라는 예상을 뒤집어서 혼자 웃었다. 조금 더 장편으로 써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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