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깊이 >>
일주일 동안 아주 조금씩 아껴 읽었다. 그림을 먼저 보고 느낀 다음 글을 읽었다.
<제주 4.3 연작 그림>에서 표현과 형식을 고민한 것보다 역사를 재현하고 그 속에 의미를 부여해서 좋았다. 작가가 담고 싶은 것을 다 담았다고 보이지 않았다. 당시에 할 수 있었던 최선을 담았을 뿐이다. 그래서 더 생생한 것인지 싶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작품에서 '바람'을 느꼈다. 용솟음도 솟아 오른 것이 아니라 내리 꽂히는 것으로 느껴졌고, 바다가 일렁이는 것에서 매서운 제주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좀 충격을 받은 그림은 2015년에 그려진 <깊고 깊은 바다 밑>이다. 깊은 심연이다.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은 어둠 속에 인골이 번뜩이다. 갈비뼈가 버석이고 있다. 그 고요함이 아주 무서웠다. 깊고 깊어서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알고자 하지 않는 것이요,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고 일갈하는 것 같았다. 1996년에 그린 <팽나무와 까마귀 1> 그림에서 곧곧한 나무 기둥이 휘날리는 잔가지에 휘청이지 않고 버티고 있다. 다소 과장된 잔가지들의 휘날림이다. 기둥이 생각보다 두텁지 않다. 그 팽나무에서 강요배 화가를 본다.
화가로서 무엇을 고민하는지 글로 만나니 그림을 보는 내내 제주 바람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쓸쓸하나 진실된 것. 작가 싸인이 있는 책 서가에 꽂아두고 자주 꺼내 볼 것이다.
<<페인트>> 동화지기 2020년 하반기 첫 발제 작품이다. 대충 갈무리를 해놓고 쉬려고 한다. 하루 종일 이 잡듯이 뒤지고 또 뒤쳐서 말하고 싶은 주제와 소재들을 정리하였다. 씨동무 아이들과 토론한 내용도 담으면 더 풍부해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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