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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담작은 도서관에 본 24권의 그림책

그동안 배운 그림책 이론을 적용해 보니 재미있었다.


1.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우유 그릇을 차지하기 위한 고군분투, 어릴 적 달을 잡아보려고 했던 생생한 기억이 나서 웃음 지었다. 너무도 편안하고 재미가 있다. 그 고양이가 천방지축으로 하는 행동이 우스우면서도 귀여웠다.


2.이건 막대가 아니야- 반복의 묘미가 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뒷 이야기 때문에 책장이 자꾸 넘겨졌다. 그리고 그 상상력에 찬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재미있는 책이다.


3.거대한 알- 글이 없다. 그림으로 연결된 의미가 해석의 여지가 많아서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우주 만물이 깨어나는 것은 위대한 것이라는 메세지로 읽혔다.


4.책읽는 두꺼비- 킬킬 거렸다. 마녀의 캐릭터도 독특했고, 서사 구성이 너무 재미있었다. 끝마무리도 아주 유머와 위트가 있어서 아주 즐겁게 해주었다.


5.그림자- 우리들의 그림자에 대한 의미를 묻고 있는 다소 철학적인 책이다. 투명한 한지를 겹쳐서 여러 의미와 모양을 나타내는 것에서 동양적인 냄새를 풍겼다.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6.아름다운 책- 책 먹는 여우가 생각날 정도였다. 작가는 짖궂게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 믿지 말라며 동생을 타이르며 책에 빠져 있다가 여우가 다가오자 책으로 내려치고 입에 책을 물려서 도망가게 하는 것이 줄거리인데 액자 형식이라서 더 재미를 주었다.


7.이상한 알-요정나라에 귤이 떨어져서 일어나는 법석을 왼편에는 연필로 그려서 사실성을, 오른편에는 채색을 해서 다소 몽상적인 모습을 대비해주었다. 착상이 신선했다.


8.높이 더 높이- 만화 형식이다. 정말 그림만으로 서사가 어찌 진행되는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이의 발상이 새를 보는 순간 날아보고 싶은 욕구가 결국 새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면서 빚어지는 헤프닝이다. 아이가 식탁 앞으로 되돌아 온 모습이 조금 걸린다.


9.손님이 찾아왔어요- 사촌이 와서 자기들의 생활 리듬을 엉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너무 코믹하게 그려놓아서 한참을 웃게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왔을 때 자기 리듬감이 깨지는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해주다니 싶었다. 아이들도 이런 감정 느낄까?


10.피터의 편지- 1학년 아이들이 느낄 만한 그런 감정을 너무도 예쁘게 그려놓았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그림과 글이고,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늘 생일잔치는 백인들이 독차지를 했는데.


11.도서관에 간 사자- 사람살이에서 예외는 항상 있다라는 교훈을 겉으로 드러내는데도 재미가 있다. 사자가 와서 도서관이 유지되는 것은 질서를 지키기 때문이다. 그것이 깨졌다고 야단을 치는 순간 사자는 자기 판단을 하고 돌아서는 사자의 태도가 참 멋졌다. 뻔한 이야기를 정말 재미나게 표 덜나게 그렸다.


12.빈터의 서커스- 챨스 키핑 작품을 여러권 보게 되니 그 사람의 스타일을 알겠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모색하고 실험하고 있는 작가라는 것도 말이다. 무지개 색을 쓰는 까닭이 뭔지 궁금했다. 그것도 비참한 장면일 때 배경처럼 얇은 천막처럼 그려넣은 까닭이 뭘까.


13천둥 치는 밤- 프랑스의 철학적 사색을 그렇게 수십장에 걸쳐서 그림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부터 놀라웠다. 연필로 스케치 하듯 그려진 그림 속에서 묻는 글들은 어느 하나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근원적 물음들이다. 자문 자답을 하면서 읽었다.


14.장난감 형- 약 때문에 작아진 형을 되돌려 놓으려는 가족들의 안간힘을 그렸는데 하나 걸리는 것은 모두 엄마 아빠가 있는 그림으로 가족사진을 그려놓은 거다. 뻔한 소재인 줄 알면서도 아랍풍으로 그린 사람들이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그것이 걸렸다.


15. 길거리 가수 새미- 그림 작가 키핑은 음울하다. 뭔가 새로운 시도와 모색을 하고 있다. 작품 자체가 낯설다. 그래서 더 집중하게 했다.


16.제니의 모자- 세상의 온갖 모자들이 다 출동하는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은 모자가 마음에 드는 모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동양적인 문양이 섞여 있어서 구상이 재미있구나 싶었다.


17.눈 오는 날- 아이들이 한번쯤 해봤을 장난을 명암이 크고 채도 높은 색을 써서 발랄하고 명랑하고 행복한 모습을 느끼게 했다. 나중에 놀려고 주머니에 눈을 넣었다가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하는 모습은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관찰자의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18.난 안 잘거야 - 아기의 잠투정이 판타지를 만들었고, 비슷한 말놀이가 반복이 되어서 재미를 더했다. 엄마의 어려움도 노골적이어서 슬쩍 감추었으면 싶었다. 그림으로 말해도 되는 것을.


19. 월요일 아침에- 힘이 빠졌다. 왼쪽에는 사실을 오른쪽에는 판타지를 배열하는 식으로 서사가 진행되다가 식탁에서 아이가 생각을 한 것이라는 것을 안 순간 좀 속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지막 때문에 격이 추락했다.


20.펠리컨- 글이 길었다. 삽화 형태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굳이 그림책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채도도 높은데 배경이 꽉 차서 복잡한 느낌을 주었다.


21빗자루 보은- 제목 때문에 옛이야기 느낌이 들었다. 빗자루가 사람처럼 온갖 일을 하는 코믹하면서도 상상력이 풍부한 그림인데 제목을 이상하게 부쳐서 격이 떨어지게 했다. 쵸콜릿 빛이 맛있을 것 같은 세로가 긴 책이었고 매력적이다.


22.낙원섬에서 생긴 일- 키핑이다. 소외, 힘없는 것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관심이 가는 작가인데 스타일이 참 낯설었다.


23. 검은 고양이- - 서사가 완벽한 단편을 삽화처럼 그림을 간간이 넣는 것에 대해서 반대다. 그리고 살인을 담은 이야기를 그림책으로까지 펴내야 하는가 싶어서 갸우뚱 거리게 했다. 그림이 서사를 이끌어 갈 수 없을 때에는 그림책으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읽기에도 공포스러운데 그것을 그림으로 보고 확인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4. 이젠 괜찮을거야- 중편 글이다. 삽화처럼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서사 진행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