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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세요, 새책을 소개해요

권윤덕 (지은이)사계절2021-09-30

사계절 출판사에서 작가와 작품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알고 반가웠다. 보통 책을 먼저 읽고 작가와의 만남을 하는데 이번에는 경우가 반대였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뒤 작가의 말을 먼저 들었던 것이 작품 한 장면 한 장면을 의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2019년 4월에 <<식스틴>>을 내어놓았다. 우리들의 아픔,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저항을 담담하게 잘 담아서 더 뭉클했던 작품이었다. 2016년 2월 <<나무도장>>으로 근대사 수업을 대신할 수 있었던 교재로 사용하기 꼭 알맞았다. 왜 그랬을까?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생각을 끄집어 내어 토론을 할 수 있었다. 2010년 5월 <<꽃 할머니>>를 시작으로 역사의 획을 긋는 작업이 마무리 된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 문제, 해방 이후 반탁과 신탁을 두고 일어난 제주도 도민 학살 사건, 군부 쿠데타를 입을 막고 정권 탈취를 위해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반민주적인 군부권력, 그리고 월남파병이라는 남의 나라 전쟁에 게 집단 살인은 당사자들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겼다.  외면하지 않고 정면을 보고 사실을 그리고 진실을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베트남에 가면 증오비가 서 있는데 그 비에는 한국군인들에 의한 학살자 명단이 새겨져 있다. 마을 전체를 초토화해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게 한 살인 현장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뒤따르는 성폭행. 잔인한 도륙,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들의 횡포를 그리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할 수 없다. 용맹호씨는 베트남 파병 군대 이름을 빌려와서 현실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참여자가 한 만행이 살아남아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귀, 눈, 가슴, 발을 하나씩 덧나게 해서 표현한 부분도 작가의 설명을 듣고 나니 더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죽임을 당하는 자들의 비명, 처참한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못할 것이다.  수채화로 그려서 잔인함이 무척 부드러워졌다. 학살 장면에는 글이 없어서 그들을 입장은 표정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자세에서 읽을 수 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일본에게 위안부 관련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베트남 학살 당한 사람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우리는 해야 한다. 권윤덕 작가는 세월호 아이들 이야기도 담겠다고 한다. 진실을 보여주고 알려내는 것이 문학이 해야 할 일이고 작가들이 맡아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