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노동자의 복직 투쟁을 지지한다. >
김 지도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창수·김주익·곽재규·최강서씨 등 이미 고인이 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한 사람씩 호명했다. 입사 동기인 박창수씨는 김 지도위원의 해고에 반발해 노조위원장을 맡아 노동운동을 벌이다가 구속 수감 중 의문사했다. 김 지도위원이 2011년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309일간 농성을 벌인 85호 타워크레인은 김주익 지회장이 2003년 구조조정 반대 투쟁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소였다.
김 지도위원은 기자회견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삶을 살면서도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꿈이 있는 곳, 박창수 위원장이, 김주익 지회장이, 재규 형님이, 강서가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우리 조합원이 있는 곳, 그곳으로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경향신문, 2020.6.23.일자 )
신문 기사를 보고 희망버스를 기억하고 김진숙 노동자가 복직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자본이 인건비를 줄이려 해고를 감행하고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이전을 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그 수빅 조선소의 근황은 미국 사모펀드와 오스트레일리아조선소로 결성된 컨소시엄이 한진해운이 파산 신청한 필리핀 수빅조선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의 군사전문 일간지 스타스앤스트라입스(STARS AND STRIPES)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고 한다.
다른 것은 다 건너뛰더라도 왜 그렇게 해고를 감행하고 회사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면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1차 희망버스 소식을 듣고 기차를 타고 합류하기 위해 영도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전국 노동자들이 모여 있었고, 우리는 크레인 85호에서 전화 통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서로 안부를 전했다. 그 작은 공간에서 해고는 살인이고, 회사 경영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한진중공업의 실태를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었다.
희망버스 2차에는 차벽으로 영도다리를 막았다. 이미 크레인 85호가 보이는 곳에 도착해 있던 나는 희망버스에서 내려 차벽 사이로 걸어오던 촛불의 행진을 잊을 수가 없다. 끝없이 모여드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벅차오르고 가슴을 뛰게 했다. 전화 목소리가 아닌 육성을 듣고 싶었다. 우리가 이렇게 지지하고 있고 전국에서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비록 나 혼자의 힘은 아주 작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당신의 싸움이 옳다고 그리고 이길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촛불 든 희망버스 노동자가 대오도 정리하기 전에 갑자기 담장에서 사다리가 스르르 내려오는 게 보였다. ‘저게 뭐지?’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사다리로 오르고 담장 안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 십 개의 사다리로 담장 안으로 사람들이 빨려들어 갔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공장 벽을 사이로 안과 밖이 서로 연호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희망버스 소감을 담담하게 말하던 김진숙 노동자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가장 눈물난 순간은 ‘가족대책위’에서 마련한 양말이었다.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투쟁이 고립되지 않게 해달라며 아기들이 손글씨를 쓴 양말을 다음 날 공장 밖으로 나갈 때 도열한 뒤 인사를 나누면서 건넸다. 그 양말을 아직도 신지 못하고 갖고 있다.
3차 희망버스는 영도로 가는 모든 골목까지 경찰이 막았다. 최루액을 맘껏 쏘는 경찰에 대항하여 삼삼오오 돌고 돌아서 집결지에 도착했다. 경찰이 막을 것 같아 정장에 구두 신고 멋을 부리며 아닌 척 했지만 예외 없었다. 그 먼 길을 구두 벗고 맨발로 걸어 걸어 크레인 85가 보이는 담벼락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되었고 발바닥 감각이 없었다. 그렇게 도착하였건만 경찰은 차벽으로 막았고 최루액을 직접 사람을 향해 쏘아대기 시작했다. 비옷으로 우산으로 막아보았지만 선두에 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차벽을 뚫지 못했다. 아수라장이었다. 최루액을 씻어내느라 여기저기서 물을 외쳐댔다.
그런 절박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크레인 85호 속 김진숙 노동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길에 그래도 크레인이라도 보고 가자며 길을 돌면서 일별을 했었다.
그 뒤로도 희망버스가 조직되면 함께 했다. 그저 마음을 보태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의 문제가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고 나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체험한 교육현장이었다.
85호 크레인은 투쟁이 끝난 뒤 그 다음날로 해체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뒤로 강연회에서 만났고, sns에서 만나면서 강제 해직에서 복직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진숙 노동자의 복직 투쟁은 정당하다. 이미 복직을 권고했는데 왜 십수 년 세월을 나몰라라 하는 한진중공업 자본은 반성해야 한다. 김진숙 노동자의 복직 투쟁은 노동자로서 최소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투쟁을 지지하며 연대할 것이다.
'노동자를 위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년 노동 인권교육 (0) | 2021.04.13 |
---|---|
이윤엽 작품 한 점 품다. (0) | 2020.08.27 |
대전역 풍경 (0) | 2019.11.23 |
MB 노믹스는 어마어마한 부채만 남겼다. (0) | 2014.09.02 |
구미 스타케미칼 차광호 동지를 위한 노래 (0) | 2014.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