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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학년 6반

책나무야, 나도 자란다

 작년 학부모들이 겨울 학예회를 하면서 만들어주셨던 소품 일부를 뜯어서 재활용을 하였다. 나무 등걸은 전지 싸준 마분지를 이용해서 했다. 십수년전 시전체 공개수업을 할 때 환경 뒷판을 나무로 꾸민 적이 있다. 그 때도 마분지나 재활용 파지를 이용해서 꾸몄다. 그것들이 지금 각 교실에 가보면 전형처럼 그렇게 뒷판을 장식하고 있다. 그 때는 참 참신했었다. 수업자료도 시디로 구워서 활용을 했고, 그 수업을 마련하기 위해서 2주일도 더 고민하고 자료 만들어서 했다. 그런데 그 수업 한 시간을 위한 투자를 그렇게 많이 해야 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는 것처럼, 또는 되라고 요구하면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왜냐하면 수업은 매일 4시간 이상 진행이 되고 있고, 그에 따른 준비도 각각은 해야 하는데 한 시간만을 위한 집중 투자는 결국 보여주는 수업을 위한 것이지 일상적인 교사 업무 속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기 때문에 거짓이다. 그리고 그렇게 슈퍼 능력을 교사들에게 요구하려면 업무 줄여주고, 학생 수 줄여주고, 교육과정을 제발 줄여달라. 그렇게 해놓고 좀 해보라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충분하지 않을까. 독서 교육은 내 주 슬로건이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덩달아 전체적으로 하라고 하니까 영 자발적인 기분이 나지 않는다. 마치 누구 말을 잘 듣기 위해서 하고 있는 듯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내키지 않아 하다가 그래도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꾸몄다.

화분도 가져오라고 오늘에서야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반은 하는데 왜 우리반은 가져오라고 하지 않는지 걱정하는 아이들도 있단다. 남들과 똑같아야 편안하다는 것을 벌써 터특했다는 말인거지 싶어서 씁쓸했다. 왜 같아야 하는데? 다르면 좀 안되나? 달라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책 읽은 것을 정리를 했다. 30권 이상 읽은 아이들이 1/3 정도 된다. 날마다 읽은 아이들도 있지만 한꺼번에 몰아서 읽은 아이들도 있다. 작년 아이들보다 더 정선해서 엄선해서 더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데 작년 아이들만큼 쫒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 혼자는 답답해하고 있다. 욕심을 줄여야지. 뒤 환경 게시판도 한 달에 한 번은 바꾼다. 애들 작품을 전체 한 자리에 놓고 정리를 했다. 파일을 가져오라고 해서 끼워넣어주면 아이들이 간직할까? 한 번 물어보고 그런다는 아이들이 많으면 가져오라고 해서 교실에서 정리를 해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꼭 학교에 쭈욱 늘어놓아야 할까? 집에 가져가서 정리를 해두면 안될까? 이런 보여주기를 위한 전시들이 싫다. 그런데 또 보여주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게 준비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교육을 전문으로 했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치 잘 차린 한 상을 상큼하게 진열하듯이. 교육이 그런 진열된 속에서 꽃이라도 피우는 것처럼. 그것은 아닌데. 아이들 마음에 자라고 있고, 아이들 가슴이 넓어지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데. 그게 교육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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