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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네

조선시대 벽화묘 두번째 발견

조선시대 벽화묘 두번째 발견

조선시대 벽화묘 두번째 발견
(서울=연합뉴스) 두번째 조선시대 벽화묘가 강원 원주시 동화리 소재 충정공(忠正公) 노회신(盧懷愼.1415-1456)묘에서 발견됐다. 화강암제 대형 판석을 이용한 석실 내부 벽면과 천장에 먹과 붉은색 안료 등을 이용해 그린 벽화는 사신도(四神圖)와 인물도(人物圖), 성좌도(星座圖)가 확인된다. 사진은 동쪽 단벽 쪽에서 바라본 석실 내부. 2009.4.15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공 >>

원주 노회신 묘..1462년 조성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시대 벽화묘가 강원도 원주에서 발견됐다. 2000년 9월 경남 밀양 고법리의 박익(朴翊) 묘 이후 조선시대 벽화묘로는 두 번째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연웅)는 지난해 교하노씨(交河盧氏) 문중이 원주시 동화리의 충정공(忠正公) 노회신(盧懷愼.1415-1456) 묘를 충남 청양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석실 안에서 벽화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긴급 현장조사를 벌인 데 이어 16일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노회신 묘는 현재 문인석을 비롯한 석물은 모두 옮겨지고 벽화가 있는 석실만 남은 상태다.

   이 묘는 1456년(세조 2년)에 조성된 조선 초기 무덤으로 방형 봉분(方形封墳) 내에 앞트기식 돌방(횡구식석실.橫口式石室) 두 개를 잇대어 배치한 구조를 하고 있다.

   벽화는 화강암제 대형 판석을 이용한 석실 내부 벽면과 천장에 먹과 붉은색 안료 등을 이용해 그렸으며 사신도(四神圖)와 인물도(人物圖), 성좌도(星座圖)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묘주가 안치된 북쪽 석실과 매장 흔적이 없는 남쪽 석실의 벽화는 구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 원인을 연구소는 "묘를 만들 당시 두 석실 천장에 성좌도를, 그리고 네 벽면에는 사신도를 미리 그려 넣었다가 나중에 묘 주인을 매장할 때 북쪽 석실 벽면 하단에만 12구에 이르는 인물상을 추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인물상은 벽면에 직접 묵선(墨線)으로 그린 인물 윤곽이나 손에 쥔 홀(笏), 머리에 쓴 책(쓰개 일종)과 얼굴 채색(彩色) 등이 1352년 조성된 파주 서곡리(瑞谷里) 고려시대 벽화묘와 유사한 점으로 미뤄 "아마도 12지신상(十二支神像)을 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이번 노회신 묘 벽화가 발견됨으로써 삼국시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신도가 조선시대까지 계승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또 남쪽 석실 벽면에 그린 백호(白虎)는 다소 익살스런 표정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민화에 나타나는 호랑이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구소는 조선시대 전기의 회화사, 복식사, 민속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는 이 벽화묘를 정밀 발굴조사하고 아울러 보존처리를 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