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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날씨 기가막히게 맑고 화창했다.
오늘은 큰애 생일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생일 축하 문자를 짧게 넣었다. 생일 축하애.
아침을 서둘렀다. 막내가 과제 때문에 친구 집에서 또 있다가 와야 할 형편이어서 올 겨울에는 성능 좋은 컴퓨터를 장만해줘야 할 것 같다. 컴퓨터를 다시 포맷을 하던지 해야 할 것 같다. 남편은 오늘 아이들과 여행을 다녀온다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무슨 소리냐 싶은 표정이다. 빈집에 들어오기 싫을 것 같다.
노랑 가방을 둘러메고 아주 힘들게 학교에 갔다.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해서 몸이 무거운데다 마음이 영 아니었다. 징계 받는 선생님들에 대한 분노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육과정 파행 어쩌구 라며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서 수업을 6교시까지 다 하고 두시 반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도착하니 일곱시가 넘어갔다. 길도 막혔고 어두워서 힘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자료집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차 안에서는 한 시간 정도 퀴즈 문제로 설악산 기본을 공부했다. 하면서 옛이야기를 세 자락 이야기를 해줬더니 눈이 동그래지며 잘 듣는다. 그 전에는 소감 발표하고 한 시간도 넘게 자유시간을 줬더니 온갖 가요를 듣고 버스 뒤에서는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하고 아이들이 팔팔하게 살아 있었다.
저녁 식사는 별로 였다. 숙소는 괜찮았다. 아이들에게 한 시간 휴식을 주고 아홉시에 시작한 촛불의식이 너무 길어지고 늘어져서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자기에게 쓰는 편지 낭독을 모두에게 기회를 줬더니 이리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진지했고 들려주는 아이의 이야기를 옆에서 귀 기둘여 들어주는 교사의 모습이 그림처럼 예뻤다. 이렇게 마지막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우리반 남자애들은 아주 시시 껍절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긴 시간 그냥 두었더니 한준이가 제안하여 롤링페이퍼를 하느라 분주했다. 아이들 일기에는 촛불의식을 하면서 읽어준 내 편지가 울먹이게 했다고 해서 서운하지는 않았다. 진심을 다해서 두 장을 썼다. 그 것을 읽다가 목이 메어 한 순간 한참을 참고 있어야 했다.
새해 다짐을 조약돌에 써서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정동진에 가져가 모래무지로 만들 수도 잇지만 제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그래서 마음으로 글을 새기고 마음으로 기원하면서 그 자리에 만난 인연으로 두고 왔으면 한다. 아이들이 아직도 자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내일 흔들바위를 들러 신흥사를 보고 내려온다. 비선대를 이야기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흔들바위쪽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리했다
한 녀석의 마음을 모르겠어서 무척 화가 나기도 했고 짜증스러웠다. 주위가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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