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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4일 목요일 날씨 아침에는 비오다가 그쳤으나 밤에는 바람이 아주 세차서 추웠다.
주지과목을 보았다. 국 수 사 과 영을 교육청에서 제출한 문제로 보았다. 아이들은 시험에 나오는 유형으로 수업시간에 정리해준 것들이 그대로 다 나왔다며 신기해 했다. 괜히 십 몇 년씩 6학년을 하나 하는 생각에 아이들이 놀라워하는 표정에 내가 더 이상했다.
지난번 일제 평가 문제들이 안좋았다. 특히 과학 시험지는 출제자의 능력이 의심이 될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비판을 많이 받은 탓인지 전반적으로 시험 문제의 난이도와 변별력이 떨어졌다. 올백도 여러 명 나올 것 같기도 했다. 아이들은 아주 편하고 부담없이 시험을 치루는 것 같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시험지를 단 한 차례도 풀지 않고 진도를 나갔기 때문에 아이들이 따로 긴장을 해야 할 이유도 압박을 받을 수도 없었다. 아마 그런 것이 아이들이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었고 긴장되지 않게 했는지 모르겠다.
교육청에서도 주지과목만 시험보는데 학교 평가 자체 계획에 의거해서 예체능까지 시험을 본다. 1학년도 시험을 보는 듯 했다. 모두들 교육과정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싶었다. 그저 교사 편하자는 까닭 하나로 아이들 평상시에 한 모든 것들을 수행평가 해서 발굴한 것들을 기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시험봐서 그것으로 정리를 한다는 것부터 발상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고학년인 경우에는 예체능을 이론 시험을 본단다. 이론적인 것들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교장샘의 논리는 참 허약했다. 근거를 서로 제시 못하고 있는 차원이다. 뚜렷하게 하라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도 없는 어물쩡한 자세가 평가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채점을 하면서 학급운영비 증액 부분에 대해서 이견이 있었다. 알아봐야겠다. 분명 1학기에는 학습준비물비를 추경해서 확보하는 것이었고, 2학기에는 학급 운영비를 20만원으로 책정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정리했었다. 그런데 모두들 행정실에서 10만원으로 알려져 왔단다. 그리고 학급운영비를 어떻게 쓰는 줄 몰라서 못 쓴다는 소리를 듣고 안내를 해줘야겠구나 싶었다. 용도를 몰라서 못 쓴 게 아니라 학교장의 호불호에 따라서 집행을 하거나 말거나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눈치보는 교사들이 많아질수록 학교 교육은 죽어갈 수 밖에 없다.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서 검토라는 것은 애초에 있을 수가 없는 일인 것이다.
3반 교실에 모여서 과목을 나눠 채점했다. 중등은 리더기가 처리를 해주는데 너무 힘든 노동이다. 채점이라는 것이. 집중해서 4개반 국어를 모두 정리하였다. 꼬박 시간 반이 넘어갔다. 구샘이 귤을 사오고 곽샘이 '시후드아일랜드' 피자를 시켜서 아주 배부르게 먹었다.
병원을 다녀왔고, 신원장에게 걱정되는 소리를 들었다. 심장혈관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이란다. 요 며칠 심장 통증이 좀 길어지고 잦아졌다고 말했더니 그런다. 혀 밑에 넣은 위급약을 항상 갖고 다니라는 부탁이다. 그러마 했다. 심장마비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런데 혈전 때문에 그렇지 않은 방향에서 일이 터지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한단다. 살 만큼 살았는데 더 살아서 무슨 보탬이 될까 싶다니까 더 오래 살아야 한단다. 그래서 막 웃었다.
토요일에는 고추가루 빻고, 포도즙 내고, 집안 청소를 하고, 장도 봐야 하고, 그리고 시간이 되면 미술관에 다녀올 생각이다. 오늘 루시드 폴의 '오 사랑'을 들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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