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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재미있다

<<코뿔소 모자 씌우기>> 임수현 저자(글) · 오윤화 그림/ 창비 · 2023년 03월 17일

 

김제곤 평론가의 해설을 휘리릭 읽어보았다. 보통 평론가들의 시선은 그들의 몫이라 생각해서 잘 읽지 않는다. 이번에도 아는 평론가라 그저 휘리릭 읽었는데, 평론가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했다. 너무 따뜻해서 문장에 녹아들 것 같았다. 동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평론가의 일 중 하나가 격려이기도 하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색  동시는 철학적 사유가 있어서 어린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듯한 동시이다. 그러면서 이미지가 뚜렷하게 그려지고 쉽게 떠오른다.

붉은 색 동시는 대극적 이면을 갖고 있거나 돌림노래를 비틀어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거나 자장가를 불러주는 할머니에 대한 회상으로 밑도 끝도 없이 도돌이표가 되는 일상과 더 나아가 일생이 거듭된다는 사유가 담겨 있다. 

아이다운 모습이나 마음이 가장 잘 담긴 시는 '찔레꽃 아래'이다. 뱀을 만나 엄마 뒤에 숨어서 훔쳐보았지만 그 호기심이 무서움을 벗어나 뱀가족의 일상을 그리는 개구쟁이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훈훈함이 순정한 아이 맘을 담았다. 

재미있는 것은 시 내용과 시 제목이 따로 노는 듯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 '3월 바람 4월 햇빛'으로 봄 전체를 번데기, 나비, 굴참 나무 이야기인데 그 봄에 만나는 모든 것을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소재는 대표성을 띄었다고 보기 어려운 번데기, 나비, 굴참나무로 대표되는 부분이다. 물론 시인이 이렇게 한정해서 본 것으로 제한한 것이지만, 제목이 너무 크고 넓은 반면 내용은 반대로 좁고 제한적이라서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 채' 도 마찬가지이다. 

옛이야기 구조 중에서 입말과 옛날에를 넣어 시작하는 부분들이 최근 유행인가 보다. 옛이야기 구조를 시작 부분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담긴 함의를 시적 감수성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에취 할머니' 등이 그러하다.

초록색은 아이들 마음이 잘 드러났고, 독자도 그 마음을 쉽게 전이될 수 있는 반짝임이 있는 시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은 '눈사람 아빠'이다. 아빠의 부재를 이렇게 뭉클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싶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쉽게 보는 눈사람과 눈싸움을 소재로 울림을 크게 줄 수 있다니 싶었다. 

밑줄 친 동시는 아이들 내면에 가라앉아 묵직한 생각의 덩어리를 던지는 시로 챙겨보았다. 

1부 눈 밝은 아이들만 발견할 수 있는 곳 2부 공룡알 하나쯤 있다면  3부 나는 하나도 안 심심한 토끼 4부 모닥불은 꺼지지 않고 계속
어둑어둑 그림자 나라 . 12
낮에도 올빼미 밤에도 올빼미 . 14
웅덩이의 웅덩이 . 15
달빛이 풀려 나오는 밤. 16
찔레꽃 아래 . 18
코끼리가 난다면 . 20
굴러가요. 22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24
가까이.26
찔레꽃 할머니의 노래. 28
달팽이 집 짓기 . 30
어쩐지 . 32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 채 . 36
얼마나 신나게요. 38
코뿔소 모자 씌우기. 40
막대기 자리 . 42
생일이니까 괜찮아 . 44
5월 고양이 . 46
여름 해수욕장 . 48
사자 새 학기 등교하기 . 50
얼마든지 . 51
나를 부를 때까지만. 52
이렇게 말해 . 54
가오리 난다 .56
아빠차 타고 달리다가 밖으로 내민 손 . 56
단풍 구두. 60
빙글빙글 돌며. 62
그때부터 였나 봐. 64
눈물 발자국. 66
에취 할머니 . 68
고양이 학생 구함. 70
여름밤, 덩쿨장미 . 72
용이 나타났다. 74
하나도 안 심심한 토끼 .76
빙고라지요. 78
그런 날 있잖아 . 80
눈사람 아빠 .82
꽝꽝 호수 .84
3월 바람 4월 햇빛. 86
미끄럼틀 기분 . 88
구르는 돌 .90
고양이 가족 만들기. 92
바다코끼리와 노을. 94
캄캄한 밤에 .96
푸른 모닥불 . 98
혼자 집에 있는 날 . 100
번데기 주름잡는 이야기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