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회를 남기고 있다.
'너랑봄' 모둠은 구성이 좀 특이하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함께 하셔서 자녀에게 들려주거나 자신이 읽고 난 느낌을 나누어서 그것도 새롭다. 이원수 선생님 동시집에서 골라 읽어준 뒤 아이들 소감을 정리해서 발표를 하였다. 아이들이 고른 시도 있고 선생님이 고른 시도 있는데 4학년 선생님은 아이들 생활과 밀접하거나 시대적 배경에 드러나는 작품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선생님>> 아이들이 고른 것보다 자녀들에게 잠자리에서 읽어주다가 감동을 받아서 계속 읽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른 시는 1. 두부장수 - 이미지와 풍경이 그려져서 좋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어릴 적 두부장수에 대한 기억 소환을 하게 했다. 2. 이 닦는 노래/ 그림자 - 생활에서 겪는 일을 재미나게 그려진다고 했다. 3. 겨울 보리/ 아버지 - 시대가 느껴져서 울컥 했다. 5. 바람이 불어오면/ 밤중에 - 엄마의 사랑을 크게 느꼈고, 아이들이 착하고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고와서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
<<대전용정초 5학년 >> 1. 두부장수 -두부를 팔러 다니는 아저씨가 있다니 신기하다. 옛날에는 엿도 팔러 다니고, 찹쌀떡도 팔러 다니고 아저씨들이 많이 돌아 다니신 것 같다. 요즘에는 다 마트에서 사거나 쿠팡이 갖다주는데 조금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귀찮을 것 같기도하다. -엄마가 심부름으로 두부랑 간장 같은 것을 사 오라고 시킨 것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두부로 음식을 많이 만들어 먹은 것 같다. -우리 엄마는 된장찌개를 잘 안 끓이시는데 된장찌개가 생각이 난다. -우리 동네에 오는 “영광굴비가 왔습니다” 아저씨가 생각난다. 2. 겨울 대장 -겨울 대장이라는 제목을 보고 눈사람이 생각났는데, 겨울 대장은 아이를 말한 것이었다. -얼른 겨울이 와서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꼭 이번에 눈이 왔으면 좋겠다. -학교 있을 때 갑자기 눈이 오면 창밖에서 눈이 얼른 운동장으로 나오라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공부시간에도 아이들이 눈이 오면 창가로 막 나간다. 운동장도 나가고 3. 비누 풍선 -비누로 풍선을 어떻게 만들지 했는데, 바로 비누방울이다. -애들은 무조건 비누방울을 좋아한다. 그리고 따라간다. -비누 방울을 잘 보면 무지개 색깔이 있다. -비누방울은 옛날 어른들도 불었나보다. 비싸지 않았을까? 4. 씨름 -이엉차, 어엉차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씨름을 한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 해보고 싶다. -체육대회 때 줄다리기 할 때 영차 영차 했던 게 생각난다. 5. 밤중에 -미싱이라는 게 뭔지 잘 몰랐다. -엄마들은 힘들어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으시다. -동생이 소풍갈 때 엄마께서 간식 준비를 밤 늦게하시는 것이 생각난다. -엄마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6. 고향의 봄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시였다니. 엄청 유명한 시였다. -제목을 보고 “서울의 봄”이 생각났다. -나는 이 노래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고향에 꽃과 나무가 많은 것 같다. -내 고향은 대전이다. 특별히 다른 데랑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
<<대전 봉명초 4학년 21명>> <겨울 물오리> ‘나도 이제 무섭지 않다’고 마음을 먹은게 대단하다. 오리들이 신발도 안 신고 얼음 위를 걸어다니는게 신기하다. 이원수 시인은 겨울에 물오리를 본게 부럽다.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갑천에서 오리들이 노는 것을 보았다. 흙탕물에서도 잘 노는 걸 보니 오리는 어떤 물이든지 가리지 않고 잘 노나보다. 물오리들이 어린이들 같아서 정겹다. <겨울 나무> 겨울나무가 추운데 기다리고 있는게 불쌍하다. 겨울나무가 옷 벗은게 나뭇잎이 없어서 옷 벗은거 였다는걸 생각 못했다.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린 걸 옷 벗었다고 표현 한 점이 재미있다. 빨리 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무가 옷을 입을 수 있게. <이삿길> 밤에 졸릴텐데 이사를 열심히 가서 신기하다. 며칠만 더 기다려 달라 사정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집주인이 원망스럽고 주인공 가족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다. 다글다글 다글다글 바퀴소리가 인상 깊다. 힘들텐데 힘들지만은 않은 것 같다. 느낌이 그렇다. <썰매> 신나겠다. 나도 썰매타고 싶다. 썰매를 재미있게 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려워서 씽씽 달려가지는 못했다. 연못에 고기들이 얼음장 밑에 추워서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는 표현이 재미있다. 빨리 겨울이 와서 썰매를 탔으면 좋겠다. <햇볕> 햇볕이 하얀색인가? - 하얀색이지!(친구들) 햇볕이 세상을 골고루 안아준다는 말이 좋다. 우리도 가슴에 해를 안고 사랑의 마음이 되자는게 좋다. 햇볕이 나뭇잎에 들어가서 초록이 되고 봉오리에 들어가서 꽃빛이 된다는 말이 과학적이다. |
이렇게 이원수 동시에 대해 나눔을 하였다. 백창우 작곡의 노래를 떠올렸고, 굴렁쇠 합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만 하는데도 시간이 한 시간이 넘어갔다.
001. 정말 바보일까요? 002. 아버지, 우리 아버지 003.들꽃 아이 004. 모퉁이집 할머니 005. 명자와 버스비 006. 순미와 연우 007. 일요일 008. 순이 삼촌 009. 선희가 쓴 편지 010. 검정 고무신 011. 정아의 농번기 012. 멧돼지 |
서둘러 임길택 선생님 동화집<<산골마을 아이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나누었다. 단편 동화들이 동화 보다는 르뽀 형식이라서 수필처럼 느껴진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목차에서 <들꽃 아이>는 그림책으로 나왔다. 다른 작품 보다 시대의 궁핍과 아이들 노동이 잘 드러난 <명자와 버스비>는 가장 오래도록 기억나는 작품이었다. 아이들에게 짧은 동화 한 편씩 읽어주면서 할머니 시대에는 이렇게 살았고, 부모님도 이런 삶을 맛보고 살아온 이야기는 나눌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서둘러 매듭을 지었다. 함께 공부하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어 아주 좋았다. 작품 속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마음이 깊고 어른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서 우리 아이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데 모두 공감을 하였다. 우리회 정신을 이끌어가는 분들의 글을 만나고 읽고 읽어줄 때마다 시대의 아픔과 우리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어릴 적에 추석빔을 사달라고 졸라댔던 기억도, 새벽 나무 시장에서 나무를 사와서 광 속에 차곡차곡 쌓아주셨던 나뭇짐 아저씨 기억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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