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대표작품으로 맞이한 스투파. 인물의 얼굴이 가장 잘 드러나고 파손이 안된 작품으로 표정이 살아 있다.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연꽃 무늬 스투파가 음향과 더불어 아주 인상적인 고요를 화려하게 보여주었다.
인생은 이런 연속으로 이어진 영생이 아니라 제한된 삶 속에 놓여있는 하나의 바퀴, 바퀴살에 불과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리함. 유리가 귀했을 시대에 저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다니 놀랍다.
중앙에 사리를 중심으로 사리함에 함께 들어있었다는 다양하고 화려한 작은 귀중품들이 이렇게 형상화하여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유리로 보호된 작품의 대부분은 영국국립박물관 소장이 많았다. 나머지는 인도에 있는 박물관이라서 웃음이 났다. 이 모든 것은 인도 식민지라고 해서 채굴했다고 하지만 도굴이고 훔쳐온 물건들인데 가장 좋고 뛰어난 작품만 가져갔구나 하는 생각이 보는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아름다웠다.
스투파 전체 모습을 축소해놓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섯 마리의 뱀머리 아래가 빈 자리이다. 석가모니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란다. 양쪽 텅빈 공간에 사리를 담았을까. 조각이 섬세하고 표정이 살아 있었다.
뱀과 나무는 동일한 의미일까. 빈자리 위에는 다섯마리 뱀 머리가 있거나 나무 아래 있다. 그 나무는 보리수이겠지.
석가모니 가르침보다 윤회와 환생이 먼저 떠올랐다. 시지프스의 신화도 이 모티브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쉼없이 다시 되풀이 되는 삶처럼.
석가모니의 발바닥. 뒷모습 전체가 없으면서 발바닥에 수레바퀴만 새겨 있다.
유럽에서 들어온 꾸밈 장식이란다. 머리에 얹어서 장식을 했다는 황금 장식. 예나 지금이나 시간 많고 돈 많은 사람들이 부리는 사치는 고금이 따로 없고 동서가 따로 없는 인간이 갖고 있는 그림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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