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30803131940942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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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님 페북 펌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대회는 폭염과 벌레 창궐, 인프라 부족, 위생 불량으로 큰 위기 상황에 놓였다, 역대 최악의 잼버리로 꼽히는 일본 잼버리도 역시 갯벌 매립지 위에서 폭염과 습기, 부족한 인프라로 비난을 받았다. 같은 상황에 놓였는데도 반면교사로 배우지 못한 잘못이 크다.
시민단체들과 정당, 참가자 가족들이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각국 대사관, 영사관이 긴급히 움직이고 있으나, 주최측은 행사를 중단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정신력, 호연지기 같은 말로 잼버리 참가자들을 질타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허나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위반이다.
대한민국과 세계스카우트연맹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 보호나 돌봄에 책임이 있는 기관, 사업 및 시설이 주무관청이 설정한 적정한 직원수 및 숙련된 관리와 관련된 기준을 준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특히, 안전, 보건 분야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지금 잼버리장은 나무 그늘, 시냇물 하나 없는 땡볕 아래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환경에 놓여 있다. 기상청은 연일 폭염특보를 발효하고 낮 시간 동안 야외활동을 중단할 것을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고, 소방당국은 개영식 행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어느 누구라도 낮 시간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위험한 상황에서 잼버리 강행은 안전, 보건 분야에서 아동 보호와 돌봄의 책임을 위반하는 일이다.
대체 왜 최악의 환경 속에서 잼버리가 개최되었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비상식적인 결정에는 내막이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간략한 이해가 필요하다.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의 군산, 김제, 부안에 걸친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부터 펼쳐진 드넓은 갯벌을 매립하여 땅으로 만들고 일부는 민물호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일주일 전에 전북 민심을 잡기 위해 급조하였다. 낙후된 전북에 화려한 수변 도시를 만들고 첨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환상을 전북 정치인들이 부추기면서 이 사업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국민여론 80%가 반대하고, 법원에서 공사 중단 판결이 나기도 했지만, 결국 2006년 대법원에서 공사 진행이 결정되었다.
당초 계획은 2004년에 총 비용 1조3천억원에 간척이 완료되는 것이었으나, 외측 방조제(바다와 갯벌을 분리시키는 댐) 건설비만 2조7천억원이 들었고, 예상 사업비는 수십조원으로 늘어났다. 아직도 갯벌에 흙을 쌓아올리는 매립이 진행 중이라, 매립되지 않은 부분은 갯벌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사업비는 눈덩이 불 듯 불어나는 사이, 갯벌의 북적거리던 생명들은 죽어갔고 갯벌 소멸로 전북 어업은 추락했고 인구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약속한 번영은 오지 않고, 애초에 쌀이 부족해서 갯벌을 매립해 농지를 만든다던 거짓말은 진작 탄로났다. 한국의 인구와 쌀 소비는 동시에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저감 등 갯벌의 가치는 점차 높아져 한국의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이제는 갯벌 매립을 할 명분이 더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새만금 내부에 만들려던 민물 호수는 시화호처럼 썩어 버려, 다시 바닷물을 들여보내서 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새만금 사업은 총체적으로 실패를 맞이했다. 매립을 위한 예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때 잼버리가 동원된다. 매립을 할 명분을 찾기 위해 잼버리 개최에 나선 것이다. 잼버리 대회장에 필요하니 대규모로 부안 쪽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이유를 대고 예산을 따기 위한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잼버리를 핑계로 조기 매립이 실제 목적이었기 때문에, 농지관리기금을 편법으로 썼기에 잼버리를 매립지로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잼버리를 얼마나 토건사업에 핑계로 갖다 썼냐 하면, 참가자들이 오갈 공항이 필요하니 빨리 지어야 한다고 잼버리 전 완공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완공은커녕, 문제의 새만금신공항은 아직 착공도 안 한 상태다.
또한 이미 실패한 사업인 새만금이 여전히 성공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잼버리 대회라는 도구가 필요했다. 새만금 이미지 세탁을 위해 전세계에 갯벌 매립지가 마치 천혜의 장소인 것처럼 홍보를 해서 외국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새만금 사업 그린워싱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거대한 사기극에 동원한 셈이다. 핵심 책임자는 전라북도 전 도지사 송하진, 현 도지사 김관영이다.
갯벌 매립에도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립만 간신히 했을 뿐, 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만들고, 배수 시설을 만들고,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정 매립지에 잼버리 대회를 하고 싶다면, 이미 새만금 내부에 완공된 텅텅 빈 매립지가 여기 저기 많이 있어서 그 곳을 쓰면 되는 문제였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굳이 새로 매립을 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장소를 바꾸면 해창갯벌 매립, 더 나아가 새만금 사업 전체의 정당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우격다짐으로 폭염에도 행사를 강행 중인 것이다.
욕심을 덜 부려서 잼버리 대회장 크기 정도만 매립을 했다면 그래도 폭염 피해가 덜 할 수 있었다. 매립지 면적이 작으면 주변으로 빗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내려가서 물 웅덩이가 생기지 않았을 테고, 바다와 더 인접하여 바닷물이 온도를 식혀 주는 역할을 하여 폭염 저감 효과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훨씬 더 넓은 부분을 매립하니, 비만 오면 물웅덩이가 생기고, 일대가 황무지로 습기와 열기를 전혀 완충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전국 실내 체육관으로 잼버리 참가자들을 분산 수용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실패 인정을 두려워하다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8월이면 태풍이 올 수도 있는 시기이다. 적어도 태풍이 잼버리 대회장을 강타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 비(B)가 있었을 것이 아닌가? 그 플랜 비를 지금 폭염 상황에서 가동하면 될 텐데, 왜 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잼버리 성공 개최라는 성과를 안전보다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성공 개최는 물 건너갔으니, 헛된 기대를 버리고 긴급 대책을 발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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