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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장벽>>잔카를로 마크리, 카롤리나 차노티 (지은이), 마우로 사코, 엘리사 발라리노 (그림) | 내인생의책 | 2019년 5월,<<점>>

누구나 그릴 수 있을 정도의 그림이다. 물감을 자유롭게 찍고 그 위에 사람 얼굴을 다양하게 그렸다. 표정이 있는 사람은 주요 인물 같고 그 외 점으로 표현한 얼굴은 민중의 모습이라 생각되었다.

여덟 번째 면에서 장벽이 생긴 것이 팝업북을 떠올리게 했으나 위아래로 연결된 부분에서 사람들이 서로 오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아무리 장벽을 세우더라도 완전하게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곳곳마다 볼 수 있고 알게 해준다.

또 하나는 풍자이다.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왕이 곧 독재자다. 제멋대로 벽을 세워놓고 누가 세웠느냐고 다시 허물라고 하면서 다양해야 보기 좋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림은 단순하나 메시지가 강해서 5세 정도 아이에게 읽어주어도 쉽게 알 수 있다. 다만 그림이 예술적인가는 아주 미흡하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아이디어는 좋았다. 아이들 종이 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 수법이고, 임금의 영역을 다양하게 늘리고 줄여가면서 의미를 부여했으나 예술적 성취는 크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아마 메시지 전달에 더 무게를 두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순하고 자유롭고 개성 있다.

 

 

두 그림책으로 이 작가의 전체적인 특징을 찾아본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주제를 드러나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술적인 향취는 높지 않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일러스트다운 재치와 농담을 할 줄 아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도 보여준다.

아쉬운 점은 주제를 메시지로 너무 드러나 있어 유추하고 생각하고 찾아보는 내면의 시간을 갖지 못 하게 하는 것은 안타깝다. 아마 유아 그림책으로 생각하고 그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단순 명료한 메시지를 위해 간단한 그림 그리기를 사용한 셈이다. 점을 찍은 물감에 사람 얼굴로 이야기를 하더니 이제는 그마저 점으로 나타낸 것은 아닌지 싶다. 비약이고 도약이나 앞의 작품보다 뒤 작품이 더 낫다. 일러스트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