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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또 다른 연못>>,<<적>>

 

 

 

해학이 큰 무기다. 

문장도 그러려니와 그림이 삽화 수준이라서 과장이 심하다. 독특한 그림형태로 심리 상황을 이처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싶고, 직설적인 비난도 더 웃음이 나게 했다. 

 

 

앞 속지에는 모두 빼곡한 군인인데 뒤 속지에는 두 명이 빠졌다. 즉 두 사람이 평화 협정을 맺었다는 암시일거다. 

글씨체가 커서 좋았고, 주제를 드러내는 것 외에는 모두 여백이다. 그 썰렁함이 더 생각을 요구하고 감상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기법으로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익살스러우나 가슴 시리게 한다. 아주 쉬운 그림처럼 그리는 것이 더 어려울 것 같다. 

생각하게 하고 울림이 큰 작품이다. 

 

 

 

 

 

 

 

 

 

 

 

 

 

 

 

 

 

 

 

 

 

 

 

처음에는 텍스트 위주로 전체 줄거리를 살폈다.

그 다음에는 겉표지와 뒷표지를 살폈다. 연못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또 다른 연못의 형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구저분'이라고 번역을 해서 검색을 했더니 ' 더럽고 지저분하다'라는 사투리란다. 번역자의 고심이 보였고 살펴보니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란다. 그렇구나 싶었다. 시어처럼 골랐나? 싶었다. 

전체적으로 새벽 어둠이 배경이어서 그들의 현실이 녹녹치 않음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두어 장면에 나오는 아침과 저녁 모습도 황토색을 주조로 해서 차분하지만 동양스러운 색깔로 향토색을 드러냈다. 과장된 표현이 전혀없어서 더 묵직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차분하고 담담한데 너무 슬프지 않게 난민자들의 삶을 그렸다. 

특히 저녁식사 자리가 이웃들도 함께하는 자리라는 것이 흔히 동네 이웃끼리 밥 한끼 같이 먹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물가가 비싸단다"라는 아빠의 말을 생각한다면 그럼에도 나눔을 하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더 정감이 가는 것이고, 동양인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어디에도 전쟁 반대 같은 구호는 없지만 삼촌이야기를 꺼내서 싸한 표정의 아빠 얼굴에서 충분하고 남았다. 

 

원서가 궁금해서 검색을 했더니 표지 그림이 같았다. 원서의 제목 배치가 더 어울리는 것이 'A' 때문이다. 아주 소소한 어떤 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연못에 비치는 그림자가 사람이 아니라 숲 속이라는 점도 달랐다. 이 표지가 더 새벽의 어두운 정경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왜 표지를 바꿨을까. 좀 더 다른 연못에 대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어서였을까. 새벽에 읽기에는 감정이 너무 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