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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네

박쥐 ㅡ오페레타

 

B석 47번. 거리 유지하며 봤다. 오징어 삽입은 심했다. 음악은 깔끔한 편이었다. 몇 군데 박자가 오페라 가수와 엇나가는 곳이 있었지만 말이다. 

연출가는 '대사는 현재 우리에게 맞는 현실을 반영하여 관객들에게 이해가 쉽고 흥미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3막에 나오는 프로쉬의 역은 완벽한 코믹한 캐릭터로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연출 의도대로 잘 살렸다고 말하기 무엇한 것이 30여명이 넘는 합창단원들의 모습이었다. 자연스럽지 않았고, 병풍처럼 느껴져 더 어색했다. 의도가 저러했다면 다른 방식은 없었을까? 실루엣을 영상으로 보여주다가 노래해야 하는 부분은 몇 군데 문 뒤에서 출연하면서 전체가 어우러지게 했으면 어땠을까. 3막은 내내 뒤에 도열한 사람들 때문에 파티 분위기가 오히려 나지 않았다.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 것 같지도 않았다. 죄인 바꿔치기는 부자나 권력자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더 우습다. 변호를 받아서 있는 죄도 없어지게 만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좀 아쉬웠다. 예전 무대보다는 더욱 정돈되고 정선된 느낌이었지만 말이다. 

=연

<연출 의도_ 이강호>
요한 슈트라우스Ⅱ의 ‘Die Fledermaus’(이하 ‘박쥐’)는 당시 유행하던 코믹 연극을 바탕으로 제작이 된 작품이다. 오페라 하기엔 내용이 가볍고, 춤과 대사가 들어가서 오페레타(오페라의 작은 버전정도)라고 불리워 졌다. 지금의 뮤지컬의 원조라고 해도 될 정도로 화려한 무대와 많은 사람들 그리고 춤과 코믹한 대사들이 즐비하다.

 

슈트라우스Ⅱ가 이 곡을 작곡하고 초연을 한 시기는 오스트리아의 빈(Wien)은 세계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도시였다. 전 유럽의 시선이 모아지고 아르누보(Art Nouveau)의 모더니즘이 싹트는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 도시의 부자들의 삶을 엿볼 것이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건축물 그리고 그림, 의상, 음식 등을 보면서 그 이면에 숨어있는 공허함과 우울함 그리고 천박함을 찾을 것이다.

 

이번 ‘박쥐’는 무대와 조명의 조화를 극대화 할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진정한 예술가는 단순함에 목숨을 건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영상작업을 줄여 무대를 단순하게 표현한다. 화려한 무대는 작품을 오롯이 보지 못하게 만든다. 단순한 무대에서 벌어지는 모든 장면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연기에 집중이 될 것이고 대사와 음악이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장면들은 어색하지 않게 연결이 되어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화려함에서 공허함을 찾는 작업은 무대와 조명의 섬세한 작업을 통해 보여질 것이다. 조명은 화려함에는 색을 많이 사용하고, 공허함에는 흑백조명을 사용하여 표현한다. 관객들의 눈을 통해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음악과 등장인물들의 군무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연출은 관객들 각각에게 많은 느낌과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무대는 다른 감정을 서서히 표현 될 것이며 2막의 화려한 파티 장면에서 멋진 음악과 춤, 화려한 조명으로 더욱 천박해진다. 3막 감옥의 장면에서는 우울한 장소에서 사람들은 표정과 행동을 밝고 커질 것이다. 하지만 장소의 우울감은 변하지 않는다.

 

물론 이 작품은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이다. 음악은 어디서 들어 본 음악이다. 그래서 더욱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코믹한 부분은 더욱 코믹하게 연출이 될 것이다. 대사는 현재 우리에게 맞는 현실을 반영하여 관객들에게 이해가 쉽고 흥미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3막에 나오는 프로쉬의 역은 완벽한 코믹한 캐릭터로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또 다른 장면을 보이도록 연출 될 예정이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잊으려 애쓰며 나는 괜찮다며 나는 상관없다며 다시 웃고 즐기는 모습에 관객들은 두 가지를 느낄 것이다. 한 가지는 조롱을 당한 느낌을 느끼기도 하고 혹은  화려한 음악과 조명의 아름다움에 현혹되기도 할 것이다. 화려함과 공허함, 이 완전히 다른 느낌을 무대와 배우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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