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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부설도서관 ‘하늘을 나는 도서관’

































어린이도서연구회 전남지부 목포지회 부설도서관 ‘하늘을 나는 도서관’ 따뜻한 환대와 뜨거운 마음을 나누고 왔다. 행복하다. 그리고 그자리를 지켜온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10시 46분 서대전출발 목포행이 첫차였다. 하루 중 서너대밖에 가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세상에나. KTX를 타고도 거의 3시간 가까웠다. 옆자리 사람이 사부작 거리는 통에 아주 불편스러웠다. 회사원 같은데 몸이 어디 붚편해보이지는 않았는데 1분을 참지 못하고 뒤척이는 통에 거의 밀착인 상황에서 고스란히 전달 받았다.
시골기차는 좀 더 인간적인가. 할아버지, 장년층 남정네들은 엄청 큰소리로 장시간 전화를 주고 받는다. 다들 참고 있다. 더 길어지면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꼭지점에서 끊어져서 다행이었다.
내려가면서 제안서 문맥 다듬고, 창비어린이 가을호 보고, 페북도 보면서 졸움을 참았다. 새벽 4시에 깨어서 글쓰고 책읽다가 아침이 지나면 노곤해질 시간이다. 간난아이처럼 누워서 있어야 할 시간에 돌아다니니 힘이 들었다.
도착시간 1시 24분. 배도 고팠다. 역에서 요기하겠다고 했더니 아니란다. 도서관 근처에 식당이 있다고 그곳으로 오라고 해서 택시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택시가 안들어온다. 십여분 넘게 기다렸는데 다른 곳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는게 보이니 좀 속상했다. 거기다가 개인택시는 내 앞에 선 물건이 있다고 승차거부하고 가는 것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다음 택시가 태워주어서 다행이었다.
역에서 멀지 않았다. 쌩쌩 달려서 노동부 뒷쪽 남경백반을 말하니 기사가 알겠단다. 노동부만 이야기 했을 때는 갸우뚱했다.
도착해서 내리니 마중을 나와주셨다. 시장하다고 했더니 순두부집으로 안내를 했다. 맑은 순두부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역시 남도 음식은 참 맛깔스럽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깔끔하게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서비스로 나온 콩물과 두부도 일품이었다. 순한 음식을 먹었더니 많이 먹었어도 속이 편했다.

하늘을 나는 도서관은 내년이 10년이 된단다. 남다른 고민이 있을 것이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말이다. 펜데믹에 아이들 구경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안내판처럼 벽에 정사각형 나무에 크레파스로 그린 아이들 그림이 쪼로록 붙어 있었고, 권윤덕 작가의 시리동동이 시그니처로 한 면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게단 높이도 낮아서 어린이들 다니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입구에는 신발장이 어른 높이로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던 곳인데 싶어 마음이 아렸다.
상주작가가 계셨는데 인사만 하고 말았다.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하셨다.

왜 오셨는지 모르겠단다. 뭐지? 싶었단다. 줌으로 회의 진행 모습보다 부드러워서 반전이란다. 생무화과를 내어주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거다. 억지로 익힌 무화과를 먹다가 너무 향이 강하고 맛없었던 기억 때문에 주저했는데 잘 익고 농익어서 감칠맛이 났다. 목포에서도 추석 전에 잠깐 먹는거란다. 귀한 것을 주셔서 또 맛나게 먹었다.
해서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정책 제안서 관련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의견을 묻고 답을 듣고 자료를 요청하고 제안서가 마련이 되면 공유해서 확정하자고 의견을 드렸다. 그러기 위해 이사회에 안건을 올렸고, 이제 벽돌 한 장 놓는거라고 말씀드렸다. 우리회의 지향점이고 앞으로 쟁취해야 할 지점이라는 것에 동의를 해주셔서 고마웠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다. 관장님이 역까지 태워주시지 않았다면 기차를 놓칠 뻔 했다. 찰나 사이로 기차가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열어달라고 했더니 다시 열려서 간신히 탔다. 안내해주는 사람이 보지 않았다면 다음 기차를 탔어야 했다. 우리 회 특별부록이 있어서 3권을 얻고, 참기름 한 병과 무화과 한 상자까지 너무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목포지회는 전통처럼 이렇게 직접 담근 갓김치도 선물로 주고 아무튼 뭔가를 맨날 받아왔었다. 십여년 전에 갔던 목포를 다녀왔다. ‘찬투’ 영향으로 부두에 배가 묶여 있었고 비가 내렸다.

올라오는 기차에서 본 노을이 정말 붉다. 노을을 본 지 오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