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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학년 3반

2020년 4월 16일 세월호 6주기 추모와 온라인 개학 시업식

잠시 뒤면 세월호 6주기 4시 16분에 추도의 시간을 갖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기도할 것이다.
오전에는 선거로 인한 학교 방역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다가 오후 12시 30분에 학교로 출장을 오는 기괴한 방식으로 학교근무를 시작했다. 첫날이라서 아이들응 없더라도 시업식답게 갖춰입고 왔는데 밝은 빛깔은 입을 수가 없었다.

한 아이가 있다. 학습터 가입을 위해 아이디와 비번을 만들 때도 엄마의 동의가 없어서 애를 먹으며 한 시간 반이 넘도록 씨름을 하며 만들었는데 계속 접속을 안해서 오늘 물어봤다. 왜 그러냐고 전화를 하니까 문자도 씹던 녀석이 받는다. 하는 말은 로그인이 안된단다. 그럴리가 있느냐고 했더니 북북 우겼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비번을 잊어먹었단다.
교육정보원에 전화를 하니 그런 경우는 비번을 찾을 수가 없단다. 학부모 동의 얻었으니 다시 담임이 아이디 만들어서 주라고 해서 주었더니 그것도 안된단다. 핸드폰이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갭쳐해서 보낸 사진에는 비번이 틀리단다.
그래서 다시 교육정보원에 전화해서 여차저차 해서 다시 수정하고 다시 아이디를 발급해서 해보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해서 그럴리 없다고 했더니 자기 것은 안되고 동생 것으로 하니 된단다. 아이디와 비번을 잊어먹을까봐 아예 기록으로 남겨두었다. 전혀 봐주는 사람이 없고 엄마가 외국인이다 보니 소통이 어렵다.
겨우 겨우 했주었더니 하는 말이 자기 지금은 학원가야해서 이따가 하면 안되냐고 하길래 지금 학원이 문제냐고 너만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알겠다면서도 학원 다녀온 뒤에 했는지 확인할 일만 남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넘게 헤매고 났더니 속이 쓰렸다. 


그것도 모자라 학부모들이 이미 파일에 주간계획, 하루 계획, 과제지까지 마련해주었는데 그것조차 떠들어 보지 않고 계속 카톡으로 메시지로 질문을 해오고 어떤 학부모는 자정무렵에 카톡을 보내기까지 했다.
너무 답답해서 하는 순서대로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도 모자라서 동영상을 2분 안되게 찍어서 어떻게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르 더했다. 이러다가 유트버가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일부러 웃으면서 하려고 하니 어색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이 없어도 예의갖춰서 교실에서 일하고 있다. 안보는 아이들이 더 무서운 법이다.


방금 묵념을 드렸다. 진실 규명이 될 때까지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맹세했다. 학부모들에게 세월호 리본 만드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는데 아무도 대꾸가 없다. 그래서 좀 머슥했다. 


학교에서는 매일 출결을 해야 한다고 해서 이미 학습터에 출결 확인이 되어 있고, 학습진도가 아이들 개별로 확인할 수 있는데 초등에서는 크게 중요도가 떨어지는데 일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느냐. 이미 학습터에 근거자료가 있으니 계속 참가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 신경쓰고 부진한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알려주는 일이 더 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더니 참가 명수만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었다. 일을 줄여야 뭐라도 하지 싶다. 차라리 수업하고 싶다. pc화면 틀어놓고 손전화 열어놓고 아이패드까지 켜놓고 대기를 하고 있다. 무척이나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