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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학년 1반

2012년 9월 14일 금요일 날씨 맑다가 흐려지더니 배가 내리고 흐리다

환경 뒤 게시판을 가을색 한지를 붙여 바탕을 꾸몄다.

그리고 자화상을 그렸다. 자화상이 1학기에도 나왔다. 2학기에는 자화상에다 운동감 있는 몸동작을 보고 그리기다. 이게 2학년에 <낮과 밤>단원과 더불어 즐생에서 나왔던 그림자 놀이 일환이다. 그런데 이게 <나의 몸>단원으로 내려오면서 교육과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아이들이 자화상 그리지 못한다. 34명 중 제대로 그려온 아이는 대여섯명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전혀 얼굴 선조차 못 잡는 아이는 잡아주고, 귀와 머리를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거울을 보고 자기 사진을 보고 그리는데도 그렇다.

가장 잘 그린 아이들 순서로 위에서부터 붙였다. 현민, 연우, 영주, 서연, 유민, 수민, 도현 등이 아주 뛰어났다. 그래도 1학기보다는 나았다. 색연필로 색칠하기를 해서 문집에 넣으면 새카맣게 되어 넣지 못할 듯 하다. 그림으로 그냥 두는 수밖에.

ㄱㅊ 은 꼴지였다. ㅇ ㅇ도 마찬가지이다. 만화처럼 그려서 다시 그리라고 했더니 어쩔 줄을 모른다. 관찰이 되지 않는거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사진을 보고 그리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윤곽선도 못 그려와서 그려주어야 했다. 의외로 ㅎㄹ 이가 늦었다. 꼼꼼한 편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림을 보면 중앙에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그린 아이들이 14명, 아래로 처진데다가 아주 작게 그린 아이가 6명, 중앙에 그리기는 했으나 아주 작게 그린 아이들이 5명이다.

그림을 보면서 아이의 심리 상태를 읽어볼 수 있어서 내게는 도움이 된다. 겹쳐서 붙이려다가 모두 붙여주었다. 아이들은 그림으로 내게 말을 건다. 난 그 그림에 답을 해야 할 차례이다.

 

읽기 시간에는 모둠 읽기를 다 했다. 시라서 좀 외워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외울런지 모르겠다. 흉내내는 말이 지겹게 또 나왔는데도 아이들은 잊어 먹었다. 해서 다시 복습했다. 시를 가지고 흉내내는 말 따위를 찾는다는 발상 자체가 참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맛을 느낄 새도 없다. 교과서에는 시맛을 느끼라고 요구하지 않고 있다. 시에서 많은 말과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학교육을 죽이고 있다. 그것도 1학년부터 말이다. 이러니 국어교육과정이 양만 많고 실질적인 것이 없는 것이다. 국어교육도 제대로 못하면서 문학교육은 언강생심이다. 다른 나라들은 문학교육을 통해 자국어 확대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