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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용과 함께/ 하나가타 미쓰루/사계절

내려오는 차 안에서 단번에 읽었다.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은 6살 동생과 소통하려고 애를 쓰는 13살 중학교 1학년 형의 내면을 어쩌면 그리도 잘 그렸는지. 거기에 후반부 끝날 무렵에나 등장하는 아빠의 내면을 읽어가는 서술자인 형. 고학년용으로 적당하다.

단숨에 읽히게 한 요인이 뭘까 생각을 해보니 서술자의 내면 고백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서사 때문이다. 적절하게 사용되는 작은 따옴표의 의미 부여, 괄호 속에 내뱉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감추지 않은 솔직함 등이 상당한 매력으로 내게는 읽혔다. 너무 쉽게 다가가지 않으면서 그래도 끌려들어가는 자신에 대한 묘사가 자연스러워서 몰입하게 하고 동일시하기에 충분했다.

1997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읽을 때에는 조금은 오래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까닭이 뭘까. '전차'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니면 아파트, 사립중학교, 긴 통학 거리 등을 지적한 글에서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친절한 일본 문화에 대한 주석도 배려를 한 것도 좋았고, 번역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용'을 키우고 있느냐고 묻는 것도 이번에는 거슬리지 않았다.

6살'도키오'  13살 '다카시' 그 사이를 이어주는 '포치'에 대한 '다카시'의 서술은 대단한 심리묘사를 오르내리면서 서서히 몰입하게 해주고 있다. 서술자가 1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전달하는 바가 훨씬 더 크고 동일시를 더욱 쉽게 해주고 있는 점도 잇점이 있다.

결국 '포치'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이 뭉클하게 감동을 하게 했다. 다카시가 도키오를 데려가지 말라면서 마지막 외친 외마디는 '엄마'였다. 그러면서 형이니까 무조건 참으라고만  한 그 엄마와 화해를 하고 있고, 회사를 위해 일만하는 가족을 버린 아빠에 대해 조금씩 다가서는 그 모습에서 살아가려는 안간힘이 느껴져서 참으로 씁쓸하다.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자기 내면과 조우하는 다카시에게 힘을 내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공감을 하게 한다.

간만에 좋은 작품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