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다.
헌재에서 선고가 발표된 다음부터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 본다.
12월 3일은 현실감이 오지 않았다. 비상 계엄이 장난이야? 그것도 앉아서 평온한 저녁에 불쑥 느닷없이 KBS 방송 도중에 프로그램이 끊어졌고, 불콰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은 상태로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 라니. 남편에게 헛웃음을 치며 "아니, 뭐라는거야?"라고 하면서 내 귀를 의심했다.
그 다음부터는 sns를 중심으로 국회로 들어가려는 의원들과 담넘어가는 의원들, 로텐더 홀 앞에 집기로 바리케이트를 치면서 의결정족수까지 기다리며 피를 말렸다. 특전사 헬기 착륙 소리에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했고, 의결 정족수가 되는지가 가장 살이 떨렸다. 헬기 소리가 주는 공포는 이제 모두 죽었구나 싶었다. 완전 장착을 하고 나타난 특전사 요원들 앞에 총을 잡으면서까지 저지를 한 사람들이 있다.
12.4일 한밤중에 게엄해지 의결이 이뤄진다. 마음 졸인 것은 의결이 있기 까지였다.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어떻게 하지" 발만 동동 굴렀다. 새벽 4시가 되도록 잠을 잘 수 없었다. 계속 뉴스 속보를 듣고 있었고, 잠깐 눈을 부치고 나면 아침마다 가장 먼저 한 일이 뉴스 틀어 확인하는 것이었다.
1차 체포 실패, 2차 체포를 할 때까지 경호실 방해가 어떠 했는지 중계방송을 보고 있었다. 도대체 법률 집행을 위법으로 막는 대통령이라니 이것조차 믿기지 않았다.
최근 뉴스로는 서울구치소에 들어가자 마자 감시 회로를 끄고 만날 사람들 만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감옥 같지 않은 수감 생활을 했단다. 어쩐지 헌법재판소에 올 때마다 꽃단장하고 와서는 극우들에게 '애국시민' 운운하면서 속을 뒤집어 놓았다.
재판 내내 명령을 따른 군 사령관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허황된 거짓 논리로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말하거나 졸거나 그냥 나가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명백하게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체포될 때까지 날마다 눈을 뜨면 핸드폰을 열어 오늘은 잡혔을까 마음을 조렸다. 아무 일도 할 수 없이 불안하고 분노가 치밀고 속이 터져왔다. 저런게 무슨 대통령이라고 하는 소리가 수도 없이 튀어 나왔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일상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 와중에 대설이 내렸는데 밤샘으로 용산관저를 지키는 키세스 군단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서울 집회에 가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했다. 후원금 보내고, 서명 조직하고, 응원 댓글 쓰고, 좋아요 누르고,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 없었다.
헌재 재판이 속도감 있게 진행이 되고 나면서 한 달이 넘어가고 연말 연시를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겠고, 3월이면 만장일치로 파면이 나올거라는 전망이었는데 속절 없아 3월 한 달을 다 보내고 나니 미칠 노릇이었다.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판사가 퇴임하면 후임으로 대통령 몫이기 때문에 한덕수 대행이 2명을 추천해서 승인하면 지금껏 임명하지 않은 국회 몫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더라도 파면을 할 수 없는 형국이 되어 버린다고 불안에 떨었다.
한덕수 대행과 최상목 대행의 대행이 벌린 거부권은 윤석열과 합치면 41번이고, 최상목이는 더 악질이라서 둘 다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미에 맞는 것은 먹고 아니면 뱉거나 무반응으로 대통령 노릇을 하고 있는 그 시간이 치욕이었다.
헌재 재판이 늦어지자 지귀현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이 작당을 해서 윤석열을 탈옥시켰다. 날짜 계산을 시간으로 계산하고 , 즉시 항고를 포기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국회 법사위에 나와서 지귀현이 한 시간 계산이 틀렸다며 위법을 확인해주었다.
플랜 A부터 Z까지 온갖 수단을 국회는 마련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나 역시 야당이 국회에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월 마지막 주가 되자 초선의원들 70여명이 강경하게 내란에 가담한 국무위원들 전부 탄핵시켜야 하고, 중진들은 헌법재판관들도 탄핵할 수 있다고 하고, 원내 대표는 4월 1일까지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고 못을 박았지만 한덕수 대행은 요지 부동이었다. 심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가 몇 번을 전화해서 만나자고 해도 전화조차 받지 않았단다. 이럴수가. 여편네도 점술에 미쳐 18일까지 버티면 된다고 했는가 싶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4월 1일 만우절이라 모두들 헌재 선고일 공포를 반신반의 하였다. 확정된 사실을 안 뒤에는 파면 선고가 있으면 60일 안에 대선이 치뤄져야 하는데 한덕수 대행이 선거 기간을 미루거나 할까봐 그에 대한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이게 나라냐?
영현백 만개 추가 구입, 종이관 이야기, O,B가 전하는 암살, 소요 사태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극우가 꿈꾸는 세상은 차별 받고, 혐오하고, 계급이 존재하고, 부자만 잘 사는 그런 나라를 생각하나 본데, 천만의 말씀이다. 시민 각자가 제대로 살지 못하면, 행복하지 않으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면 이 사회는 붕괴된다. 노동으로 움직이는 사회인데 그 노동을 천시하고 억압하고 폭력으로 누른다고 해서 살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의 벌렁거림은 덜하고, 죽을 것 같은 답답함과 분노도 조금 나아졌지만 하루 빨리 파면 선고만이 그나마 112일 동안 고통받은 사람들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일이다. 그 파면 선고를 손꼽아 기다린다. 이렇게 이끈 광장에서 투쟁하고 연대하는 동지들 덕에 함께 누릴 수 있어서 미안하고 고맙다.








https://youtube.com/shorts/9tIX-iH2cNY?si=T7y_161kMe_qdiku
마음을 졸이고 들었다. ‘주문‘이 끝나자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저녁에는 파전을 부쳐 축하주 한 잔 해야겠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른 김장하 (0) | 2025.04.10 |
---|---|
마은혁 헌법재판관 104일 지각 임명 (0) | 2025.04.09 |
헌법재판소, 한덕수 총리 재탄핵 여부 (0) | 2025.03.24 |
후쿠시마 핵폐기 14년, 검사 독재 분쇄 (0) | 2025.03.11 |
대전평학 총회 준비, 연대 단체 총회 준비위 참석 (0) | 2025.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