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는 결혼기념일과 함께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래서 일년 중 가장 행복한 달이기도 하다.
내 생일을 미리 축하해준다고 친정식구들이 모였다. 살면서 동생 밥 한 번 거하게 사준다며 굳이 대게를 고집했다.
가격을 알아보니 1인당 10만원이 넘었다.
차라리 간장게장을 먹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것도 4만원 가까웠다.
결국 사겠다는 사람의 주장을 존중해서 갔다가 낭패였다. 손님도 없었다. 대나무 통밥이 2층에 와 있어서 주차장은 만차라서 주차도 다른 곳에 해놓고 올 정도여서 이렇게나 잘되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그 다음이 문제다.
식사를 시켰더니 서비스로 나오는 것들이 많았다.
맨 나중에 나온 대게는 짜고 단 맛이 거의 없었다. 오래된 것을 쪄준 것이 아닌지. 특히 얼렸다 녹인 것들이 주는 맛이었다.
그나마 서비스로 나온 것이 마땅치 않았다면 배가 고팠을 지경이었을 것이다.
집에 와서 모두들 냉수를 몇 컵씩 먹었다. 적은 돈도 아닌데 그렇게 해서 가게 운영이 될까 싶었다. 점심 손님으로는 우리가 유일했다. 생물들도 몇 마리 없었다. 결론은 다시는 가지 않을 집이다.
저녁은 동생네서 한우 등심과 섬진강 벚굴을 쪄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처음 먹어본 벚굴인데 손바닥만했다. 찐굴 열어서 속을 보니 아주 아주 컸다. 굴즙이 달고 신선하고 맛이 있어서 초장도 찍지 않고 먹었다. 고기보다 굴을 맛있다 하니 내 앞으로 수북하게 까서 놔주어서 아주 잘 먹었다.
친정식구들이 모이니 당연히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다. 그리움이 모두 마음에 사무치는 것이겠지. 나도 살짝 울컥하고 회환섞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빚은 막걸리가 맛나서 몇 잔이나 마셨다. 취할까봐 걱정했는데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렇게 1박 2일 생일 잔치를 미리 거하게 했다.
옆에 있는 사람들, 식구들, 이웃들이 모두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모두들 건강하자고 말하고 헤어졌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처럼 오래도록 말을 해서 그런지 목이 아프고 힘이 들었다. 노는 것도 에너지를 몹시 필요로 한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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