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식히려고 협동조합 '봄'에서 영화를 보았다. <바닐라 스카이> 처음보는 영화다. <open your eyes> 가 원작이고 이탈리아 영화란다. 리메이크를 미국에서 했다는데 원작하고 다른 점도 유추해보면 현실을 직시해라. 내면을 들여다 보아라였다면 리메이크에서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배경과 연출을 통해서 좀 더 현대생명과학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강조했다고 할까. 주는 메시지는 똑같은데 기법상의 차이라고 생각되었다. 표정 연기들이 볼만했다. 노을을 기대했는데 그 노을이 아닌 환상이라는 공간 표현을 바닐라로 압축한 듯 하다. 모네의 그 진품을 좀 오래보고 싶었는데 슬쩍 지나쳐서 아쉬웠다. 그리고 시내트라의 섹스폰 폴로그램 등이 기억에 남았고, 주인공이 마음 먹은대로 '입 닥쳐'라고 하자 모인 이들이 모두 함구하는 장면도 강렬했다. 고소공포증은 위로 올라가서보다는 추락의 두려움이 더 클텐데 인생도 성공도 마찬가지 아닐까. 정상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급격해질 때 우리도 그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질런지도 모른다. 지하공간의 눅눅함이 두통을 일으켰다.
명화극장에서는 <어두워질 때까지> 였다. 씻지도 않고 또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강단있는 배우의 표정 연기가 일품이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자가 주인공인 작품도 드물겠지만 어둠 속에서 강하다는 것을 이용해서 대적하는 태도와 행위가 보는 내내 흐뭇하고 용기를 주었다. 냉장고 뒤에서 숨어 있다가 남편을 확인하고야 달려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장애인이 겪는 두려움과 공포를 다 보여준 듯 하다. 첫 번째 영화가 중첩 플롯이었다면 두 번째 영화는 단순 플롯이다. 난 이런 단순함이 좋다.
영화 다 보고 나서 감상평을 나누다가 내가 소개한 영화는 <애수, 밀회, 아라비안 로렌스> 정도를 말하고 나니 완전 애정영화만 좋아하는 몰골이 되었다. 로버트 테일러를 젊은이들은 몰라서 내가 다 어리둥절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탐미다.
교사대회가 있는 날이다. 즐겁게 행복하게 신나게 투쟁하고 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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