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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학년 6반

3월 24일 목요일

오늘은 큰 사건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임솔과 정지훈이 싸워서 임솔 왼쪽 눈 가장자리가 찢어져서 피가 났고 2바늘 꿰매는 불상사가 있었다. 상황은 이렇다. 임솔이 이승규에게 책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이승규가 안돼라고 거절을 했지만 가슴에 품고 요리조리 피하자 잡으려고 하는 임솔을 정지훈이 필통으로 손을 쳤다. 그러자 임솔이 정지훈을 같이 때렸고 그 와중에 들러붙어서 싸우다가 임솔이 몸부림을 치면서 안경이 피부를 긁으며 떨어져 밟게 되어 왼쪽 유리알이 산산 조각이 났다. 만에 하나 그 유리알이 눈에 들어갔다면 수습 불가의 상황이었을 것이다. 눈에서 피가 나오자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살펴보니 깊은 상처가 아니고 긁히는 자국이어서 일단 자초지종을 듣고 서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보건실로 보냈다. 그런데 보건 선생님이 그 아이 부모님을 불러 병원으로 보낸 것이다.

계발활동까지 있어서 6교시 수업이 끝나자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책가방을 챙겨가고, 아빠는 그 아이가 다쳤을까봐 걱정하셨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다. 커가기까지 이런 고비가 여러번 있을 것이다. 아마 솔이에게도 이번 경험이 큰 약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 하나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나경민 운동화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 짝이 사라진 거였다. 우리 반은 사물함에 가방과 신발주머니를 다 넣어둔다. 그런데 늘 늦은 경민이는 넣어둘 새가 없다. 오자마자 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후에 두 분이 다 오셨다. 특히 아버님은 그 아이 하나만을 상대로 연속으로 벌어진 일이라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일 전체 아이들에게 알리고 단속을 더 잘하기로 약속을 드렸다. 그러면서 교장실에 들러 말씀을 하시겠다고 해서 내가 처리를 하겠다고 했음에도 전화를 하셨는가 보다. 전체 쪽지가 떴다.

계발활동을 하느라 수업 중이라 정리가 되면 하려고 했는데 내가 늦었다. 해서 간단한 보고를 올렸다. 교장샘의 답장이 왔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신발 한 짝을 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이 더 크신 것 같다. 우리 반은 그런 아이들을 아무리 꼽아 보아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일 전체 아이들에게 잘 주지를 시켜야 할 것 같다.

 

아침에는 율이가 울고 왔다. 무용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란다. 그래서 나중에 타일렀다. 그 때도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내게 와서 말하면 야단도 안 치는데 왜 자꾸 그렇게 눈물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는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임솔이가 다칠 때 나는 교실에서 칠판 물청소하고 교실 안에 붙어 있는 세면대에서 걸레를 빨고 있었던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내가 보고 있는데서 벌어진 상황이다.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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