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동희오토, ‘전원 복직’ 합의...5년 투쟁끝에 결실
원청사인 동희오토(주)의 합의 지지도 이끌어내...3일 조인식 예정
윤지연 기자 2010.11.02 20:47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100일이 넘도록 노숙 농성을 진행했던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전원 복직하게 됐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30일 금요일과 2일, 두 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측과 지회는 △해고자 9명 복직 △일시금 각 1천만 원 지급 △복직 대상자 고용보장 노력 △고소고발 등 취하 △금속노조 조합 활동 인정 △원청사인 동희오토(주)의 합의사항 적극지원 등을 잠정 합의했다.
해고자들의 복직 시기는 2011년 6월말, 2011년 12월말, 2012년 6월말까지 각각 3명씩 순차적으로 이루어 질 예정이다. 복직 시 업무는 해고 전 수행업무로 하되, 업체 폐업, 공정개선, 공정폐지 등으로 불가능할 경우 본인과 협의하여 배치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지회와 사내하청업체간에 이루어진 것이지만, 합의된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원청인 동희오토(주)역시 이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따라서 합의서에는 사내하청업체 대표들의 서명과 함께 동희오토(주)의 대표의 위임을 받은 관리담당실장도 함께 서명하게 된다. 이들은 오는 3일 오전 9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고 교섭 내용에 서명할 예정이다.
동희오토는 현대기아차의 ‘모닝’을 완성차로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완성차 외주공장으로, 동희오토 노동자 900여명 전원은 사내하청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17개의 하청업체로 나뉘어져 있으며, 1년짜리 계약직 노동자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동희오토 공장토지와 건물, 완성차의 연구와 개발 등은 현대기아자본에서 갖고 있으며, 동희오토는 단지 기아차의 생산지시에 따라 조립해 생산하고 있다.
[참세상] 동희오토 합의서, 또 다른 투쟁 예고
“현장 조직이 단결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었다”
윤지연 기자 2010.11.03 16:52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의 양재동 현대기아차 앞 농성이 일단락 됐다. 이들은 3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사측과 조인식을 열고, 2차례의 교섭 결과인 합의서에 서명 했다.
이번 합의로 동희오토 지회는 현대기아자본의 사용자성을 직, 간접적으로 증명해 냈으며, 앞으로의 조합 활동에 대한 법적, 대중적 명분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직접고용을 담아내지 못한 합의서는, 앞으로의 현장 조합 활동에서의 또 다른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교섭 결과에 따라 지회 조합원 9명 전원은 2012년까지 순차적으로 복직의 순서를 밟게 됐다. 이와 함께 지회와 사측은 △일시금 각 1천만 원 지급 △복직 대상자 고용보장 노력 △고소고발 등 취하 △금속노조 조합 활동 인정 △원청사인 동희오토(주)의 합의사항 적극지원 등에 잠정 합의했다.
조인식에는 구자오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이백윤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 그리고 사측 대표로 조순구 선장기업 사장과 황필규 대명기업 사장, 김갑식 (주)호성 사장이 참석했다. 동희오토(주)의 경우, 문종성 관리담당실장의 위임 하에 조순구 사장이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백윤 지회장은 “진짜 사용주 현대기아자본의 사용자성 인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최종 목표지만, 그 전단계로서 현장 조직이 단결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든 셈”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서 구자오 수석부위원장은 “합의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항상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면서 “사측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합의서의 내용과 의미에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서는 안 되며, 합의서에 준해 신의성실 원칙을 지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순구 사장은 “합의 내용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재동 투쟁, 정몽구 진짜사장 증명했다
조인식이 끝난 뒤, 이백윤 지회장은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니, 하청 업체에서 교섭 요청이 들어왔다”면서 “결국 진짜 사용자가 현대기아차 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가 100일이 넘도록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지속하며 요구해 왔던 것은 정몽구와의 직접교섭이었다. 농성 기간 동안 현대기아차는 단 한차례의 입장 발표도 하지 않았으나, 농성장에서의 현대기아차와 지회와의 싸움은 격렬했다.
현대기아차는 사용자성을 부정했지만, 이들은 용역 직원을 동원해 농성을 가로막았다. 조합원들과 사측 직원, 그리고 용역직원들은 본사 앞 농성장을 비롯해 1인 시위, 현수막 등을 놓고 수시로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이번 교섭에서 하청업체는 사측 요구안으로 농성장 철수를 요구했다. 이백윤 지회장은 “교섭 당시, 사측은 원청 사용자성 투쟁을 중단할 것과, 농성장 철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눈엣가시였던 동희오토 농성을 하청업체로부터 해결한 모양새다.
또한 이번 조합원 전원 복직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백윤 지회장은 “5년간 해고된 110여 명의 노동자 중 단 한명도 복직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함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복직으로 현장 노동자들에게 단결하면 희망이 있다는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희오토 투쟁, 2라운드 돌입...‘가야할 길 멀다’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투쟁 사업장들이 줄줄이 교섭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 1일 기륭분회의 조인식을 시작으로 동희오토가 그 뒤를 이었으며, KEC역시 본교섭에 돌입한 상태다. 때문에 연이은 교섭 타결은 G20정상회의에 맞춰 투쟁사업장들의 대정부투쟁 전환 계획을 정부가 일찍이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백윤 지회장 역시 “G20 국면을 맞아, 정부가 투쟁현안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 농성이 이어지며 현대기아차 역시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이백윤 지회장은 “동희오토 뿐 아니라 사회적 파급력을 갖고 있는 시민사회와 정당들이 여론화 하는 것이 사측에는 가장 큰 압력이 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자료사진]
하지만 동희오토의 경우, 조합원들의 고용보장은 이뤄냈지만 직접고용은 보장받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앞으로의 투쟁은 직접고용과 현대기아차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백윤 지회장은 앞으로의 투쟁계획으로 해고자 중심의 투쟁과, 현장 조직으로부터의 투쟁을 꼽았다. 그는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조직해 기아자동차 정규직화를 통한 고용보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4일, 농성장을 철수 한 뒤 현장 투쟁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2005년부터 사측으로부터 탄압에 시달려왔던 조합 활동 역시 이번 합의서를 통해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조합 활동에 대한 사측의 개입과 탄압의 여지는 다분하다. 합의서에는 ‘동희오토(주) 사내 협력업체는 관련 노동법에 근거하여 금속노조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한다’고 적시돼 있다. 모호한 조합활동의 범위는 기존의 폭이 좁은 비정규직 노조활동을 더욱 옥죄일 수 있다.
현재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총 17개의 하청업체로 나뉘어져 있다. 지회는 이들은 묶어 직접고용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 표면적인 근로계약관계에 따라 이들의 교섭상대는 각 하청업체일 뿐이다. 이청우 조합원은 “아마 사측은 식당이나 출입구 등 공공 장소에서의 노조 활동에 대해 원청시설물 관리권을 제시하며 막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업체 안에서만 조합 활동이 인정되는 이상, 앞으로의 투쟁은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높고 벌이는 다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자들의 조직화 역시 원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2005년 지회가 결성된 후 1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업체폐업과 재계약 거부로 해고됐다. 2008년 반짝 분위기를 탔던 지회 활동역시 후반에는 2명의 조합원으로 버티기도 했다. 4번의 업체폐업과 10여 차례의 징계와 해고로 많은 노동자들이 물갈이 됐다. 현재는 9명의 조합원들이 지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청우 조합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지회를 아는 사람들이 상당수 회사를 그만둔 상태”라며 “현장복직을 하게 되면, 2/3이 모르는 노동자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의 노조활동 저지가 본격화되면, 현장 노동자들의 조직화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합원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업체폐업과 재계약 거부 등의 조치로 조합원들의 고용은 여전히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고용 투쟁이 더욱 절실해지는 만큼, 단기계약직인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역시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이미 2005년부터 사측은 조합활동을 가로막기위해 업체폐업과 재계약 해지 등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한 바 있다.
이청우 조합원은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보장이 이뤄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원이 확대 될 경우 사측은 업체폐업이나 계약해지 등의 칼날을 언제든 들이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고용을 보장받지 못한 채 합의서에 서명한 만큼, 이들은 앞으로 간접고용에 따른 문제로 조합 활동의 적신호를 맞이할 수 있다.
한편 지회는 농성장 철수 후, 현장에서의 다양한 투쟁계획을 논의 중이다. 이백윤 지회장은 “현장 노동자 조직을 통해 임단협 추진을 비롯한 불법파견과 입금체불 등에 대해 지회가 앞장서서 투쟁할 것”이라며 “또한 지역적 연대를 통해 서산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운동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레디앙] 기륭 이어 동희오토도 합의
해고자 9명 전원 순차적 복직…3일 오전 조인식
기아자동차 ‘모닝’을 생산하는 100% 비정규직으로 이뤄진 동희오토 노동자 투쟁이 5년 만에 끝났다. 동희오토 사내하청 출신 해고자 9명이 전원 복직하기로 노사 간 잠정합의를 이룬 것이다. 기륭전자에 이어 간접고용 문제를 놓고 장기투쟁을 벌여온 사업장들의 합의가 이어지며 잇단 '승전보'가 울려오고 있는 셈이다.
금속노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와 사내하청업체들은 2일 오후 4시 30분 경 △해고자 9명 복직 △일시금 각 1,000만 원 지급 △복직대상자 고용보장 노력 △고소고발 등 취하 △금속노조 조합활동 인정 △원청사 동희오토(주)의 합의사항 적극 지원 등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9명의 해고 조합원은 2011년 6월말, 2011년 12월말, 2012년 6월말 등 3차례에 걸쳐 3명씩 순차적으로 복직하게 된다. 복직 시 업무는 해고 전 수행 업무로 하되, 업체 폐업이나 공정개선, 공정폐지 등에 따라 불가피할 경우 본인과의 협의에 따라 타 부서로 배치하는 것으로 노사는 합의했다.
▲ (자료=금속노조)
특히 원청인 동희오토(주)는 노조와 사내하청업체 간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하는 의미로, 이번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사는 오는 3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백윤 동희오토 사내하청 지회장은 “복직이 확정됐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간접고용 투쟁에 대해 예전에는 투쟁 주체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자기 문제로 받아 안고 함께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인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당의 연대 투쟁이 병행되지 않았다면 끌어내기 힘든 합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합의는 공동투쟁의 성과인 만큼 향후 또 다른 비정규직 투쟁에 많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로부터 외주 위탁받아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주) 생산직 900여 명의 노동자 모두가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이뤄져 있다. 임금은 최저임금이 조금 넘는 수준이며, 강도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평균근속년수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005년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이후 업체폐업과 개별적 계약해지, 징계 등을 통해 100여 명의 조합원이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복직과 노조 인정 등을 촉구하며 충남 서산 공장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으며, 지난 7월부터는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정몽구 회장과의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해왔다.
2010년 11월 03일 (수) 07:55:26 이은영 기자 ley1419@hanmail.net
[레디앙] 동희오토 해고자 전원복직 합의
직접고용 쟁취는 다음 과제로…연대투쟁-G20 등도 영향
끝날 것 같지 않던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이 연이어 타결되고 있다. 3일, 동희오토 사나해청 노사가 해고자 전원 복직에 합의하며 5년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1,895일간 농성을 벌인 기륭전자 여성 조합원들이 직접고용 결실을 맺은 지 이틀 후다.
"절반의 승리"
비록 5년간 수도 없이 외쳐 온 현대기아차그룹의 직접 고용은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적 쟁점으로 불법파견과 간접고용 문제를 알려내고,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지배 개입을 일정 부분 확인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사진=이은영 기자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동희오토 협력업체 노사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해고자 9명의 전원 복직과 일시금 1인당 1,000만 원 지급, 고소고발 취하 등의 합의안 서명이 이뤄졌다.
합의서에는 동희오토 대표의 위임을 받은 문종성 관리담당실장과 사내협력업체를 대표해 선장기업, 대명기업, (주)호성 대표가 서명했다. 이번 합의에서 동희오토 측은 사내협력업체와 금속노동조합이 합의한 내용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조인식에서 구자오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합의서에 준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노사가 이후 상황들을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며 “노사 간 합의정신을 끝까지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순구 동희오토 사내협력업체 선장기업 대표는 “앞으로 합의내용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답했다.
잇따른 장기투쟁 사업장의 갑작스런 합의에 노동계는 얼떨떨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희오토가 이렇게 빨리 해결될 것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들이다.
150여일 농성과 연대투쟁의 성과
이번 동희오토 노사 합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150여 일에 가까운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 농성과 정당 및 사회단체 그리고 노조로 구성된 공동농성단의 결합,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 정치권의 중재, G20정상회담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동희오토 노동자 100여 명이 4차례의 업체 폐업과 10차례의 징계․해고로 인해 공장을 떠났다. 상상할 수없는 노동 강도와 저임금, 계약해지 등으로 공장을 떠난 노동자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이후 노동자들은 충남 서산 동희오토 공장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으며, 지난 7월부터는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며 정몽구 회장과의 교섭과 직접고용을 요구해 왔다.
여기에 지난 7월 22일,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 근무기간 2년 이상 정규직 지위” 판결 이후 각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가 공동농성단을 꾸려 동희오토 농성에 결합하며 사회적 투쟁으로 확대화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쟁 당사자들이 분명 열심히 싸운 요소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불법파견-사내하청 문제에 대해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대응한 것이 큰 압박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사용자 역시 불법파견-사내하청 문제에 대한 자기정당성 역시 여론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륭전자와 동희오토의 갑작스런 합의와 관련해 정부 개입과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장기투쟁 사업장의 투쟁이 적지 않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 동희오토 사내협력업체 노사가 3일 조인식을 갖고 해고자 9명 전원 복직 등에 서명했다.(사진=이은영 기자)
G20 개최도 합의 촉진 요인
이백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장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줬을 것”이라며 “G20 국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정부에서 투쟁 현안에 대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실제 (그러한 움직임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본가들의 잔치인 G20 정상회담에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다양한 투쟁을 계획하고 있어 정부는 물론 회사 측에도 압박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정부도 일정부분 압박이 있었겠지만, 그보다 현대차그룹이 더 압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용자로서는 불법파견 판결 이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조직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쟁 전 분리정책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사내하청지회)의 가입률은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회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그간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해 미지급한 임금 지급을 위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교섭 해태와 관련한 쟁의행위를 예고한 상태다.
따라서 현대차 사내하청지회의 투쟁과 동희오토 투쟁이 결합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정리할 것은 미리 하자'는 계산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어쨌건 현대차 사내하청지회가 11월 말과 12월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희오토 투쟁과 결합되는 경우 사용자 측으로서는 골치 아픈 일”이라며 “미리 가지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로의 직접 고용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사용자성은 일정부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그룹은 동희오토 사태와 관련해 ‘상관없다’고 무시해 왔지만, 현대기아차의 원청 사용자성을 계속 주장하고 버틴 과정에서 복직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사용자성을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백윤 지회장 역시 “원청사로의 정규직화가 최종 목표이지만, 양재동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섭이 진행되고, 복직 합의서에 서명했다”며 “이는 원청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며, 원청의 사용자성이 우회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청 사용자성 간접 증명
동희오토 노사의 이번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노동자들은 5년 전 떠난 애초의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로 돌아가게 됐다. 변한 것은 노동조합을 인정받게 됐다는 것과 지난 5년간 싸워온 투쟁의 경험이다. 때문에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 불법파견과 현대기아차의 직접고용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제는 현장을 조직해 불법파견 투쟁을 지역에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조합을 통해 회사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요구를 마련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제부터가 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이제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그간 복직이나 무효소송을 통해 공장으로 돌아간 조합원들의 대다수가 철저히 고립되고, 감시와 통제 속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동희오토의 합의를 기반으로, 현대차 사내하청이나 불법파견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 공동으로 이 문제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금속노조나 지역․시민사회단체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간접고용 형태에 놓인 노동자들이 종합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기획투쟁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03일 (수) 14:47:50 이은영 기자 ley14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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