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감격, KTX 여승무원 복직소송 승리

4년 만의 감격, KTX 여승무원 복직소송 승리

노컷뉴스 | 입력 2010.08.26 18:51 |  

[CBS사회부 박지환 기자]

정규직원으로 인정해달라며 4년 넘게 투쟁을 벌여온 KTX 여승무원들이 복직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여승무원들을 직접 채용하고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등 양자간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 4년여 투쟁끝에 승리

계열사 이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됐던 KTX 여승무원들이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최승욱 부장판사)는 26일 KTX 여승무원 오미선씨 등 34명이 근로자의 지위를 확인해 달라며 코레일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해고된지 4년 3개월, 소송을 제기한지 2년 7개월만.

재판부는 "코레일이 KTX 여승무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음에도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자회사인 철도유통이 형식적으로 KTX 승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더라도 코레일이 여승무원들을 직접 채용하고 지휘·감독한 만큼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코레일은 지난 2006년 3월 KTX 여승무원 350여명에게 계열사 이적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이를 따르지 않은 대부분의 승무원들을 해고했다.

그러자 해고 여승무원들은 실질적인 사용자는 코레일이라며 4년 넘게 고공농성과 단식.삭발 투쟁 등 힘든 싸움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코레일측으로부터 영업방해 등의 혐의로 민사소송에까지 휘말렸다.

여승무원들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협상을 중재하려는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이날 법정에는 소송을 제기한 여승무원 30여명이 대부분 참석해 초조하게 재판결과를 지켜봤다. 여승무원들은 판결이 나오자 지난 고단한 세월이 생각난 듯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여승무원 대표 오미선씨는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쁘다"며 "코레일이 가처분신청 전부터 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고 한 만큼 책임있는 자세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씨는 이어 "그간 사장이 계속 바뀌면서 책임을 전가하곤 했는데 이번 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TX 여승무원측은 집행부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측은 법원의 이날 판단에 항소한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KTX 여승무원들의 실제 복직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일부 공기업과 민영화 기업들이 경영효율화를 내세워 무분별한 인원감축 등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viole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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